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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웹툰 시대①]방송가·영화계 흔든 웹툰, 언제까지 가나

이정현 기자I 2015.12.26 07:30:00
‘밤을 걷는 선비’(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 ‘오렌지 마말레이드’ ‘호구의 사랑’ ‘냄새를 보는 소녀’
[이데일리 스타in 이정현 기자] 웹툰을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 등을 접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됐다. 인기 소설 등을 원작으로 하던 드라마계나 영화계 등은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를 희망했고 웹툰은 훌륭한 대안이 됐다. 케이블채널 tvN ‘미생’의 대성공을 중심으로 웹툰의 드라마 혹은 영화화는 계속해서 이뤄지고 있으며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올 한해 소개된 웹툰 원작 드라마는 MBC ‘밤을 걷는 선비’부터 KBS2 ‘오렌지 마말레이드’ SBS ‘냄새를 보는 소녀’ tvN ‘호구의 사랑’ 등 다양하다. 또 방영을 앞둔 tvN 기대작 ‘치즈 인 더 트랩’도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영화계에서의 영향력은 더 크다. 흥행작 ‘은밀하게 위대하게’ ‘이웃사람’ ‘26년’ ‘이끼’ ‘전설의 주먹’ 등이 웹툰을 소재로 했다. 24일 현재 누적관객 650만명을 기록한 ‘내부자들’도 뿌리는 웹툰에 있다. 제작을 준비 중인 ‘목욕의 신’ ‘신과 함께’ 등이 더해지면 수는 더 늘어난다.

드라마나 영화계가 웹툰을 주목하는 이유는 소재의 다양성이다. 주요 포털사이트를 비롯해 레진코믹스 등 웹툰 전문 사이트도 등장하는 등 플랫폼이 완성되자 다양한 소재의 작품이 쏟아지고 있다. 간첩물(은밀하게 위대하게 등)부터 스릴러(이웃사람 이끼 등) 청춘 멜로(오렌지 마말레이드 치즈인더트랩 등) 등 장르도 다양하다. ‘패션왕’ 등 B급 코드의 작품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드라마 제작자들은 몸값이 오른 스타 작가의 빈자리를 웹툰으로 채우고 있다. 영화계는 씨가 마른 시나리오의 곤궁함을 덜어낸다. 인지도가 있는 작품인 경우 화제성을 그대로 이어 받는다는 장점도 있다. 영상화가 직관적인 것도 도움이 됐다.

웹툰 입장에서도 드라마 혹은 영화화는 큰 도움이 된다. 현재 영화화를 논의 중인 웹툰 ‘말할 수 없는 남매’를 작화 중인 작가 윌로우(본명 안소희)는 이데일리 스타in에 “웹툰의 드라마·영화화가 활성화되면서 시장 자체가 커지고 또한 홍보 효과가 입증돼 큰 성공을 거둔 작품도 생겼다. 작가의 한 명으로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고 말했다. 만화 출판업계가 불황인 지금, 웹툰 시장의 불확실성을 드라마나 영화가 일부 지워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불안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 영상화가 진행된 작품들이 기대 이하의 완성도를 보여줄 경우 역풍을 맞기도 한다. 든든한 우군인 줄 알았던 팬들이 안티로 돌변하는 것은 순식간이다. 또 전성시대가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보장할 수 없는 만큼 독립된 콘텐츠로서 웹툰 시장의 안정화가 필수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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