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불법체류자 핫산, "대기업 다녀요~"(인터뷰)

최은영 기자I 2011.11.09 07:45:37

인도계 미국인, 이름은 수딥 바느지
LG전자 단말연구소 연구원 재직 중
`완득이` 볼 때마다 감동..."11번 봤다"

▲ `완득이`에서 핫산 역을 맡은 수딥 바느지.
[이데일리 스타in 최은영 기자]영화 `완득이`가 4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영화 속 숨은 주역인 조연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핫산 역의 외국인 연기자 수딥 바느지(Sudip Banerjee, 33)도 그중 한 명이다.

"인도에서 온 핫산입니다."

"똥주 좀 죽여주세요"라는 발칙한(?) 기도를 하는 완득이(유아인 분)에게 `형제님`도 아니고 `자매님`하며 해맑게 웃던 바로 그 외국인 노동자. 완득이는 교회에서 만난 핫산의 권유로 킥복싱을 시작한다.   "어디서 저런 싸움꾼을 데리고 왔느냐?"라며 화를 내는 체육관 관장(안길강 분)에게 "교회에서요" 능청스럽게 답할 때에는 객석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영화에서 핫산은 불법체류 사실이 탄로 나 강제 추방되는 설정으로 모습을 감추는데 실제 이력은 180도 달랐다.  

대기업에 다니는 `화이트칼라`. 현재 LG전자 단말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인도계 미국인으로 한국인 아내와 결혼, 시민권을 얻어 지난 2004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다.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은 대학 시절 시작됐다. 한국인 룸메이트에게 배운 한국어는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았다.    "기적이 현실이 된 나라". 수딥 바느지의 말이다.   
▲ 영화 `완득이`에서 수딥 바느지
"말을 익히니 나라가 궁금해 2000년 한국에 왔어요. 실제 종교도 핫산과 같은 기독교로, 교회에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죠. 배우로는 지난 2007년 영화 `싸움`에 자네스 역으로 출연한 게 시작이었어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알게 된 캐스팅 디렉터의 제안에 오디션을 봤는데 결과가 좋았죠. `완득이` 흥행 이후에는 길에서도 사람들이 알아볼 정도가 됐어요. `핫산이다~` 환호하며 반겨주는 분들이 부쩍 늘었죠."

수딥 바느지는 "`완득이`를 지금까지 모두 11번이나 봤다"면서 "볼 때마다 새롭고 감동적"이라고 가슴 벅차 했다. "회사에서도 영화출연 사실에 놀라는 이들이 많다"며 "메신저에 이메일을 하루에도 몇 통씩 받고 있다"고 달라진 일상을 설명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인 배우로는 김윤석을 꼽았다. 극 중 외국인 노동자를 위해 불철주야 애쓰는 `동주 선생`처럼, 실제로도 낯선 땅에서 온 자신을 가장 많이 챙기며 "자연스럽게, 편하게 연기하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고 고마워했다.

수딥 바느지는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연기를 계속할 생각이다. "단, 밥벌이가 힘들 수 있으니 회사도 다니면서"라고 조건을 달아 웃음을 안겼다. 
▲ `완득이` 스페셜 가족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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