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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가 던진 메시지…시청자들은 왜 열광하나

김가영 기자I 2022.07.12 05:00:00

'우영우' 연출·대본·연기 3박자 갖춘 완성도 높은 드라마
"'우영우' 인기, 드라마 밖에서도 이어져야"
"광고 신규 청약 문의도 활발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이데일리 스타in 김가영 기자]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속 우영우에 대한 관심이 드라마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폐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김병건 나사렛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은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따뜻한 대본과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는 물론 자폐 스펙트럼을 현실적이면서도 사랑스럽게 그려낸 게 ‘힐링 드라마’라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승승장구의 원동력이 됐다.

◇연출·대본·연기에 메시지까지

드라마의 3박자는 대본, 연출, 연기다. ‘우영우’는 그 모든 것이 잘 갖춰진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다.

드라마 완성도 측면에서 ‘우영우’의 가장 토대가 되는 힘은 대본이다. ‘우영우’는 법정 드라마이지만 사건 자체보다는 자폐 스펙트럼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다. 극중 우영우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갖고 있지만 도움이 필요한 존재나 정형화된 이미지로 그려지지 않는다. 우영우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사회에 적응하는 모습들이 그려진다는 점에서 여타 자폐 소재 작품과 차별성을 띈다.

캐릭터들에 대한 호감도 드라마의 인기로 이어지고 있다. ‘우영우’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9시에 편성돼 지난 7일 4회가 방송됐는데 아직 우영우를 차별하거나 비하하는 ‘악역’이 없다. 그를 존중하고 응원하며 똑같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극중 캐릭터들이 드라마의 호감도를 높이고 있다. 처음엔 우영우의 입사를 반대했지만, 우영우가 힘들 때마다 옆을 지켜주는 멘토 변호사 정명석(강기영 분)이 대표적이다. 따뜻한 캐릭터들이 드라마의 힐링 포인트를 만드는 것을 넘어 사회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인물들을 만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고 대해야 하는지 ‘바른 예시’를 보여주고 있다.

제작비가 약 200억으로 알려졌는데 드라마의 퀄리티도 그 만큼 높다. 특히 우영우가 좋아하는 ‘고래’가 등장할 때 웅장한 CG가 더해져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이다.

우영우를 연기하는 박은빈의 연기도 빼놓을 수 없는 흥행 요소다. JTBC ‘청춘시대’, SBS ‘스토브리그’, KBS2 ‘연모’에 이어 ‘우영우’로 또 한번 도전에 나선 박은빈은 자폐 스펙트럼을 섬세하면서도 사랑스럽게 그려내며 대체 불가 캐릭터로 완성시켰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우영우’는 대본, 연출, 연기 3박자를 이루는 기본기가 충실한 작품”이라며 “법정 드라마 자체가 자극적인데 이 드라마는 정반대로 선한 드라마다. 자극성이 강하기보다는 감동 포인트가 있는 휴먼드라마라는 점이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고 분석했다.

이 드라마는 특히 자폐 스펙트럼에 잘 알지 못했거나 선입견이 있었던 시청자들에게 이해의 폭을 넓혀주는 순기능도 갖췄다. 드라마의 자문을 한 김 교수는 “장애를 질병을 가진 존재로 바라보지 않게끔 하는 것이 드라마로서 가능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며 “드라마 시청을 통해 비장애인들에게 선입견 없이, 자연스럽게 장애가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자칫 잘못된 표현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장애가 있는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 자문을 꺼렸는데 드라마의 대본을 보니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을 바꿔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많은 관심을 받고 있고, 또 잘 봐주시는 것 같아 다행이고 고맙다”고 덧붙였다.

◇‘우영우’ 인기에 에이스토리·ENA 효과↑

지난달 29일 첫방송을 시작한 ‘우영우’는 시청률이 0.9%로 시작해 4회 만에 무려 5배 이상 상승한 5.2%를 기록했다. ENA 역대 최고 시청률이다. 화제성도 압도적이다. 넷플릭스에서 5일 연속 1위를 기록했고, OTT 순위 집계 사이트에 따르면 월드랭킹 9위에도 올랐다(7월 11일 기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우영우’는 6월 5주차 드라마TV 검색 반응에서 1위를 기록했고 출연자 화제성에서도 강태오, 박은빈, 강기영, 전배수가 1위부터 4위를 기록하는 ‘싹쓸이’를 해냈다.

‘우영우’의 흥행 효과도 벌써 나타나고 있다. 제작사인 에이스토리 주가는 6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11일에는 전거래일인 8일보다 12.97% 상승한 3만1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영우’의 인기로 드라마를 편성한 ENA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ENA 측은 “현재 집행 중인 광고주들은 물론 새로운 다양한 광고주들의 청약 문의도 활발하게 들어오고 있다”며 “정확한 비율을 말할 수는 없지만 ‘우영우’의 인기 이후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ENA 편성 총괄을 맡고 있는 신재형 콘텐츠전략센터장은 “대본이 재미있었고 작가님과 PD님의 실력을 믿었다. 박은빈 배우에 대한 믿음도 있었다”며 “‘우영우’ 1회의 내부 시사를 마쳤을 때는 직원 대부분이 높은 시청률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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