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쌔끈보이즈·MSG워너비·매드몬스터…이 조합, 신선하네?

김현식 기자I 2021.06.08 06:00:00

이색 프로젝트 그룹 잇따라
유튜브·음원차트서 '핫'한 반응
"콘텐츠 다양성 확보" 바람직

쌔끈보이즈(사진=딩고)
[이데일리 스타in 김현식 기자] 가요계에 이색 조합으로 시선을 끄는 프로젝트 그룹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TV 예능 프로그램, 유튜브, 드라마 등 각종 콘텐츠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를 통한 결과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연출된 풍경이다. 지난해 ‘핫’ 트렌드였던 ‘부캐’(부캐릭터) 열풍의 연장선으로도 풀이된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특정 기획사나 TV 예능 프로그램의 주도 아래 만들어지던 프로젝트 그룹의 결성 과정과 형태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며 “자발적 움직임에 의한 실험적 시도가 많아지게 되면 콘텐츠의 다양성이 확보될 수 있는 만큼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할만 하다”고 평했다.

이달 초에는 힙합 보이그룹 쌔끈보이즈가 데뷔곡 ‘궁금해’를 발표하고 6월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박재범, 로꼬, 넉살, 던밀스 등 힙합계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춘 래퍼들이 의기투합했다. 팀 결성 계기가 된 건 넉살과 던밀스가 힙합 전문 유튜브 채널 딩고 프리스타일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 ‘궁금한 나라의 넉밀스’다. 넉살과 던밀스가 박재범이 이끄는 힙합 레이블 AOMG와 일일 계약을 체결하는 에피소드를 촬영하면서 던진 제안이 구체화 되면서 정식으로 곡을 내고 활동까지 펼치게 됐다.

힙합계 히트 프로듀서 그레이가 작업한 감미로운 분위기의 곡 ‘궁금해’를 내놓은 쌔끈보이즈는 Mnet 음악 순위 프로그램 ‘엠카운트다운’에서 데뷔 무대를 갖고 ‘완전체’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각 멤버가 ‘예능 천재’ 박재범, ‘괴물 리더’ 권혁우(로꼬), ‘교포 메인보컬’ 황동현(던밀스), ‘댄싱머신’ 이준영(넉살) 등 아이돌 그룹을 연상케 하는 수식어를 달고 활동에 나서 지켜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라미란이(사진=컨텐츠랩 비보)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9’ 출신 래퍼 미란이와 배우 라미란이 협업한 듀엣곡도 나왔다. 활동 분야가 달라 ‘미란’이라는 이름 외에 접점이 없는 두 사람의 연결고리가 된 건 개그우먼 송은이다. 송은이는 콘텐츠 제작사 컨텐츠랩 비보 대표이자 동료 개그우먼들과 함께 걸그룹 셀럽파이브로 성공적인 ‘부캐’ 활동을 펼친 바 있다. 그는 라미란에게 전화를 걸고, 미란이에게 셀카를 포함한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이번 프로젝트를 성사시켰다는 후문이다. 미란이와 라미란은 색다른 협업을 통해 ‘너희도 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담은 힙합 장르곡 ‘라미란이’를 함께 완성했다. 음원뿐 아니라 완성도 높은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했고, KBS2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동반 출연해 협업 뒷이야기를 전하며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펼쳤다.

음원차트를 뒤흔든 프로젝트 그룹도 있다. MBC 예능 프로그램 ‘놀면 뭐하니?’가 진행한 보컬 그룹 결성 프로젝트 MSG워너비다. 개그맨 지석진, 가수 김정민, 쌈디, KCM, 원슈타인, 박재정, 배우 이동휘, 이상이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한 데 모인 가운데 정식 데뷔곡을 내기 전부터 반응이 화끈하다. ‘체념’, ‘만약에’, ‘상상더하기’ 등 경연을 통해 공개된 뒤 음원으로 발매된 곡들이 주요 음원차트에서 최상위권에 올라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5일 방송에서 브라운아이드소울 나얼, 영준, ‘히트곡 메이커’ 김도훈, 박근태 등이 참여한 데뷔곡 후보가 공개되면서 MSG워너비를 향한 대중의 관심은 더욱 고조되는 중이다.
MSG워너비(사진=MBC)
매드몬스터(사진=샌드박스네트워크)
유튜브 채널 ‘빵송국’을 운영 중인 개그맨 이창호와 곽범이 만든 이색 프로젝트 듀오 매드몬스터도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얼굴 보정 필터를 활용한 비주얼을 내세운다는 점, 그리고 방탄소년단 뺨칠 정도로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K팝 듀오라는 세계관을 내세운다는 점이 특징인 팀이다. 지난 4월 공개된 ‘내 루돌프’ 뮤직비디오 유튜브 조회수는 어느덧 600만건이 넘었다. 이런 가운데 매드몬스터는 유튜브 콘텐츠 속 캐릭터에 머물지 않고 각종 TV프로그램에 출연하고 타 팀들과 협업을 진행하며 세계관과 입지를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가수들 사이에서 ‘꿈의 무대’로 통하는 KBS2 음악 프로그램 ‘유희열의 스케치북’ 출연도 확정했다.

드라마에서 현실 세계로 튀어나온 팀들도 있다. 아이돌 세계를 다루는 KBS2 드라마 ‘이미테이션’에 등장하는 그룹 샥스(이준영, 유리, 안정훈, 휘영, 종호)와 티파티(임나영, 민서, 정지소)다. 티파티는 음원 발표에서 한발 더 나아가 KBS2 음악 순위 프로그램 ‘뮤직뱅크’에서 무대까지 펼쳤다.

김헌식 평론가는 “프로젝트 그룹 혹은 앨범 형태는 유연함과 즉시성이 강하다는 특성이 있어 대중의 취향을 반영한 콘텐츠를 만들어내기에 용이하다”고 짚었다. 이어 “규모가 큰 기획사들은 의사결정 과정이 복잡하고 유연성이 떨어져 트렌드를 즉시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각 기획사가 아티스트들의 자율성을 강화해 자발적 참여를 이끌고 아티스트들이 세계관과 시대정신을 담아낸 콘텐츠를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간다면 대중에게 호응을 얻는 콘텐츠가 더욱 다양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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