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손 마주 잡은 남북…평창'평화'올림픽 개막 알리다

조희찬 기자I 2018.02.10 06:00:57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강원도 평창군 평창 동계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과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평창 동계올림픽 특별취재팀]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손을 마주잡았다. 평창 ‘평화’ 올림픽의 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9일 강원도 평창군 평창동계올림픽 스타디움에선 ‘사·삼·이·일’ 한글로 된 카운트다운과 함께 시계가 오후 8시 정각을 가리키자 화려한 불빛으로 17일간 이어지는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LED를 이용한 화려한 볼거리와 드론을 이용한 공연 등은 우리나라는 물론 전세계인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외신들의 눈은 문 대통령과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마주잡은 두 손에 쏠려있었다. 미국 CNN과 AP통신 등 주요 외신들은 이날 오후 8시12분께 문 대통령이 외빈들과 인사를 나누며 김 부부장과 악수하는 모습을 긴급 속보로 타진했다. AP통신은 “기대하지 않았던 화합은 특별한 쇼”라며 “금요일 밤 북한과 한국이 파괴가 아닌 평화를 보여주는 불꽃놀이 아래서 나란히 앉아 있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소개되며 숨을 고른 뒤 ‘평화의 땅’에 이어 제2막 ‘태극:우주의 조화’가 펼쳐졌다. 선수단 입장이 뒤를 이었다. 태극기가 게양되고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올림픽 발상지 그리스 선수들이 입장을 시작했다. 일렉트로닉댄스뮤직(EDM) 스타일로 편곡된 노래가 1시간 가까이 이어지며 각국의 선수들을 맞이했다.

마지막 91번째 입장을 장식한 건 가슴팍에 한반도기를 새긴 남북 선수들이었다. 남북 선수단의 기수 한국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과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황충금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의 손에는 태극기와 인공기가 아닌 한반도기가 들려 있었다. 현장에 있던 앉아 있던 몇몇 관객들은 모두 기립했다. 남북 선수단은 한반도기를 힘차게 흔들며 관중들에게 화답했다. 국제 스포츠 무대에서 개회식 남북 공동입장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역대 10번째이자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래 11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개회 선언과 함께 축하 공연이 이어졌다. 전인권과 이은미, 하현우, 안지영이 영국 팝가수 존 레넌의 ‘이매진(Imagine)’을 열창하며 평화 메시지를 잔잔하게 전달했다. 소프라노 황수미는 올림픽 찬가를 폭발적인 성량으로 뿜어내며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1218개의 드론은 분주히 움직이며 평창 하늘에 오륜기를 그려냈다.

그동안 비밀에 부쳐졌던 개회식의 꽃 ‘최종 성화 점화자’는 모두의 예상대로 ‘피겨퀸’ 김연아였다. 김연아는 성화대 앞에 마련된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트를 신고 아름다운 선율을 뽐냈다. 여자 단일팀 아이스하키 대표팀 박종아-정수현에게 성화 불꽃을 건네 받았고 달항아리 성화대를 환하게 밝혔다.

김연아가 9일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성화 최종 점화자로 나서 성화 점화를 준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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