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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는 ‘더 시즌즈’를 통해 젊은 층을 공략했고 ‘킥킥킥킥’을 통해 사라진 시트콤의 부활을 노렸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쳤다. 박재범, 이효리, 잔나비 최정훈, 악뮤, 지코 그리고 이영지가 MC로 나섰지만 올드한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고, 시청자를 TV 앞으로 끌어들이지 못했다.
지난 21일 KBS2 ‘더 시즌즈’ 6번째 쇼 ‘이영지의 레인보우’가 막을 내렸다. 나영석 PD까지 이영지를 응원하기 위해 13년 만에 친정 KBS를 찾으며 팔을 걷어붙였지만 고전을 벗어나지 못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마지막회 시청률은 전국 가구 기준 1.1%에 그쳤다. 그나마 시즌 최고 시청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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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시즌즈’ 뿐만 아니라 KBS가 야심차게 선보인 시트콤 ‘킥킥킥킥’도 빨간불이 켜졌다. ‘킥킥킥킥’은 코미디 없는 코미디 드라마로 시청자에 웃음을 안기기는 커녕 웃음을 사라지게 만들었다. 지난해 8월 부활한 KBS 수목극 중 역대 최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률 2.1%로 시작한 ‘킥킥킥킥’은 2회 1.0%, 3회 1.2% 4회 0.7%, 5회 1.0%, 6회 0.7%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배우 지진희와 이규형을 내세웠음에도 전혀 관심을 이끌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방영된 수목극 ‘페이스미’가 3.3%, ‘수상한 그녀’가 4.0%대 시청률을 기록했던 것과도 극명히 비교된다.
시청자들은 레거시 미디어를 떠나 OTT로 옮겨가고 있다. 더이상 TV로 콘텐츠를 보지 않는 시대라고 한다. 기존의 방송사들이 프로그램을 틀기만 하는 ‘플랫폼’ 개념의 기능만 하거나, 시청층을 파악하지 못하고 파격만 찾는다면 프로그램이 지속하기 어렵다. SBS, MBC는 금토드라마를 강화해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거두고 있고 tvN, JTBC는 예능·드라마 등 각 장르에서 꾸준히 시도를 하며 신선함을 찾고 있다. 각 방송사가 고민과 도전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는 가운데 KBS는 여전히 대중이 원하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다. 드라마도, 예능도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KBS의 이런 행보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정 평론가는 “‘더 시즌즈’, ‘킥킥킥킥’ 모두 나쁘지 않은 시도이지만 KBS와는 맞지 않을 수 있다”며 “국민에게 수신료를 받는 공영방송이기 때문에 트렌디함을 쫓는 한시적 프로그램을 하기 보다는 공영성을 강화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강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고정 시청자들을 가져갈 수 있는 프로그램, 공영성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으로 국민들을 납득시키거나 새로운 시도를 하는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