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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페디 돌아오는 '공룡군단' NC, KT까지 집어삼킬까

이석무 기자I 2023.10.27 06:00:00
오른팔 타박상으로 인해 가을야구에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한 NC다이노스 특급 에이스 에릭 페디가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공룡군단’ NC다이노스의 가을 돌풍이 매섭다. 가을야구 전통의 강자 두산베어스에 이어 지난 시즌 통합우승팀 SSG랜더스까지 집어삼켰다. 이제는 정규리그 2위팀 KT위즈 사냥을 본격 시작했다.

NC는 지난 25일 창원NC파크에서 막을 내린 SSG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에서 시리즈 전적 3전 전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출전권을 따냈다.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승리한 NC는 이번 가을야구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4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NC의 이런 돌풍은 ‘특급 에이스’ 에릭 페디가 한 경기도 등판하지 않은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더 놀랍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 선발로 활약한 뒤 올해 한국행 비행기를 탄 페디는 한국에 오자마자 KBO리그를 평정했다. 150km대 강속구에 ‘일본 야구천재’ 오타니 쇼헤이(LA에인절스)의 주무기로도 잘 알려진 ‘스위퍼’(횡으로 크게 휘는 변형 슬라이더)를 앞세워 시즌 성적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 209탈삼진을 찍었다. 투수 트리플크라운으로 불리는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아울러 페디는 역대 5번째로 20승과 200탈삼진을 동시에 달성한 전설이 됐다. 1983년 당시 삼미슈퍼스타즈 장명부(30승·220탈삼진), 1984년 롯데자이언츠 고(故) 최동원(27승·223탈삼진), 1985년 삼성라이온즈 김시진(25승·201탈삼진), 1986년 해태타이거즈 선동열(24승·214탈삼진) 등 한국 프로야구를 빛낸 대투수들과 당당히 어깨를 나란히 했다.

페디는 정규시즌 동안 ‘NC 전력의 절반을 차지한다’라는 찬사를 받았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가을야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지난 16일 KIA타이거즈전에서 고종욱이 친 강습 타구에 오른쪽 팔뚝을 맞아 타박상을 입고 교체됐다.

시간이 제법 흘렀고 불펜 투구도 진행했지만 여전히 후유증을 겪고 있다. 당초 강인권 NC 감독은 페디를 준PO 3차전 선발로 내정했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도 공개했다. 하지만 불펜투구 후 페디가 불편한 느낌을 호소해 병원 진료를 받았고 결국 3차전 선발이 태너 털리로 급하게 바뀌었다.

페디의 몸 상태는 가을야구를 시작하는 NC의 큰 악재였다. 하지만 ‘이 대신 잇몸’으로 버틴 끝에 PO 진출에 성공했다. 이 시점에서 페디없이 PO를 맞이하는 것은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고도 볼 수 있다.

NC는 정규시즌 2위 KT와 오는 30일부터 5전 3선승제 PO 시리즈를 치른다. 준PO를 3연승으로 일찍 마친 덕분에 4일의 꿀맛 같은 휴식을 얻었다. 일반적으로 밑에서 올라오는 팀은 체력소모로 인해 경기를 치를수록 경기력이 떨어지지만 올해 NC는 예외다.

무엇보다 NC는 PO부터 페디를 본격적으로 가동할 수 있다. 강인권 NC 감독은 준PO를 승리로 마무리한 뒤 “남은 시간 다른 문제가 생기지 않는 한 PO 1차전 선발은 페디다”고 밝혔다. 강인권 감독은 NC가 준PO 3차전에서 졌다면 4차전 선발로 페디를 선발로 기용할 계획이었다.

물론 페디가 돌아온다고 해서 NC가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 후 보름 가까이 실전 등판을 하지 않았다. 우리가 알던 그 에이스의 모습이 나올수 있을지 아직 불투명하다. 몸상태와 더불어 투구 감각이 변수다.

KT는 웨스 벤자민, 윌리암 쿠에바스, 고영표, 배제성 등 확실한 선발투수진을 갖추고 있다. NC가 KT와 선발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선 최대한 100%에 가까운 페디가 돌아와야 한다.

NC의 최상 시나리오는 페디가 기대대로 1차전과 4차전 또는 5차전 선발로 나와 승리를 책임지는 것이다. 페디가 투수 3관왕 위력을 얼마나 되찾느냐에 따라 NC의 가을야구 최종 성적표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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