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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1위에 올라봤다고 하더라도 방송을 통해 얼굴을 비치지 않으면 주목받을 수 없는 현실이 반영된 현상”이라며 “코로나19로 인해 활동 무대가 제한된 상황이라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공개된 TV조선 새 오디션 프로그램 ‘내일은 국민가수’ 참가 명단에는 김영근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김영근은 2016년 방영한 Mnet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2016’ 우승자 출신이다. 오디션 당시 경남 함양에서 상경한 신예 보컬로 주목받았고, 어려운 환경을 극복하고 꿈을 키운 열정과 그에 걸맞은 소울풀한 보이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훔쳤다. ‘지리산 소년’ ‘지리산 소울’ 등의 수식어도 따라붙었다.
우승의 영예를 안으며 오디션을 마친 김영근은 이듬해 미니앨범 ‘아랫담길’로 정식 데뷔했다. 이후 싱글을 꾸준히 발표하고 다양한 드라마 OST 가창을 맡으며 내공을 다졌고 올 초 새 싱글 ‘추억눈’을 내는 등 최근까지 음악 활동을 펼쳤다. 다만 ‘오디션 우승자’ 타이틀에 걸맞은 화제를 몰고 다니진 못했다. 애초 ‘슈퍼스타K 2016’의 화제성이 이전 시즌들에 비해 낮았던 터라 이른바 ‘우승자 버프’를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런 점에서 김영근의 오디션 재도전은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지만 동시에 이유 있는 행보로 여겨지기도 한다. 10월 7일 방송을 시작하는 ‘내일은 국민가수’는 ‘장르 불문 오디션’을 표방한다. 김영근이 다시 한번 오디션 무대에 올라 소울 보이스로 감성을 적셔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송가인, 임영웅 등 TV조선의 또 다른 서바이벌 출신 가수들처럼 스타덤에 오르게 될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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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공백이 있었지만 실력은 여전했다. 베이식 “어차피 우승은 송민호”라는 유행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기세가 대단했던 송민호까지 제치고 우승을 따냈다. 프로그램 종영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다시 음악 활동에 기지개를 켰고 레이블을 론칭해 후배 양성에도 나섰다.
김영근이 프로그램의 낮은 화제성이 아쉬운 대목이었다면, 베이식의 경우 송민호, 블랙넛 등 이야깃거리가 많았던 타 참가자들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돼 우승자 타이틀에 걸맞은 이슈를 끌어당기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은 지점이다.
베이식에게 ‘쇼미더머니10’은 그때의 갈증을 풀 기회인 셈이다. 과거 우승을 다퉜던 송민호가 프로듀서로 발탁돼 더욱 흥미로운 그림이 연출될 것으로 보인다. 힙합계는 흐름이 빨라 끊임없이 실력을 재입증해야 관심 밖에서 멀어지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쇼미더머니10’은 위험부담이 있지만 실력뿐 아니라 매력까지 갖춘 래퍼라는 걸 많은 이들에게 알릴 흥미로운 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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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진은 방송 전 이력이 가장 화려한 참가자로 꼽혔다. CLC가 톱 걸그룹 반열에 오른 팀은 아니지만 2015년 데뷔 이후 차근차근 성장을 이어오며 음악방송 1위까지 올라봤던 팀인 데다가 최유진이 예능 활동 등을 통해 개인 인지도를 쌓은 바 있어서다.
최유진은 첫 무대를 앞두고 “회사에서 더이상 팀 활동을 안 한다는 얘기를 하더라. 아직 가수를 더 하고 싶고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싶어 참가했다”는 출연 계기를 밝혀 오디션 도전에 대한 의문부호를 깨끗하게 지웠다. 지난 24일 방송된 두 번째 생존자 발표식에서 K그룹 1위에 오르는 등 새 출발을 향한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한 가요 기획사 관계자는 “이미 우승 혹은 1위 경험을 해봤던 가수들은 남들보다 한발 앞선 채 경쟁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하지만 이전보다 발전한 실력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어 소속 가수가 오디션 출연을 원할 경우 신중한 고민의 시간을 갖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다시 서바이벌 음악 예능이 쏟아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헌식 평론가는 “오디션이나 서바이벌은 결국 ‘오징어 게임’처럼 소수의 참가자만 이득을 보는 구조”라며 “가수들이 방송 프로그램에 의존하지 않고도 활발한 활동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