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태 "'트롯 전국체전' 아쉬운 4위, 팬 결집 계기돼"

김은구 기자I 2021.03.27 07:00:00

'트롯과 국악' 자유자재로 질주하는 '트롯 야생마'
"재미 있으면 한다" 생각…국악 활동도 병행

신승태(사진=포켓돌스튜디오)
[이데일리 스타in 김은구 기자] ‘트롯 야생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기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무대에서 새로운 시도와 거침없는 변신이 가능하기 때문일 터다. 최근 종영한 KBS2 트롯 경연 프로그램 ‘트롯 전국체전’에서 4위에 오른 신승태가 그 주인공이다.

“순위가 아쉽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래도 그 순위가 팬들이 결집하시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우리가 못해서 신승태가 4위밖에 못했다’며 더 뭉치시는 듯하더라고요.”

팬 투표를 합산한 최종 결과가 4위였지 결승전 1차 심사위원 평가에서는 1위를 기록했다. 가창력과 감성, 기교 등 모든 측면에서 흠잡을 데가 없었다. 신승태가 속해 있던 전남팀 코치를 맡은 송가인은 그의 무대에 “초대가수 같다”는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트롯 전국체전’에서 트롯곡뿐 아니라 조용필의 ‘비련’에 민요 ‘한오백년’을 접목한 무대로 감탄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무대, 거기에 누구와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을 정도의 실력과 무대 위 질주 본능은 야생마 그 자체다.

신승태는 “나는 트롯 가수로서는 이제 시작”이라며 “‘트롯 전국체전’ 도전자가 3만명이었다고 하는데 거기서 4등이면 엄청 높은 순위다. 송가인 코치도 ‘아쉽다’면서도 ‘이제부터 더 열심히 하면 된다’고 격려를 해줬다”고 말했다.

◇트롯 가수, 어린 시절부터 가졌던 꿈

이미 트롯 가수로 전국구 스타가 된 송가인과는 각별한 인연이 있다. 국악을 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신승태는 지난해 ‘미스터트롯’에 도전한 뒤 두 번째 도전이었던 ‘트롯 전국체전’에서 자신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그 이전에는 국악계에서 주목을 받는 스타엿다. 민요 록밴드로 유튜브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씽씽의 멤버였다.

대학까지 국악을 했으니 경연 경험이 적지 않을 게다. 하지만 타악 전공이어서 혼자 무대에 서는 일은 없었고 노래로 대회에 나간 것은 한번이었다고 했다. 신승태는 “연주와 달리 노래는 무대에서 떨리는 게 너무 티가 난다”며 “당시 한번 나가보고는 다시는 (노래 경연을) 못하겠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공연은 관객들이 호감을 갖고 오지만 경연, 콩쿠르는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는 생각으로 지켜보기 때문에 더 부담이 된다고도 했다.

신승태(사진=포켓돌스튜디오)
특히 씽씽은 노래를 맡은 세 멤버 중 남자인 신승태와 이희문이 여장을 하고 공연을 했다. 신승태는 “당시 탈을 쓴 느낌이다 보니 무대에서 더 적극성이 생겼다”며 “내가 아닌 내가 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온전히 자신의 모습으로 오른 트롯 무대에서는 처음에 벌거벗은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마음의 부담이 얼마나 컸는지가 엿보였다.

트롯에 도전을 한 것은 어려서부터 꿔왔던 꿈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고향인 강원도 속초에서 어린 시절부터 집이 동네 할머니들의 아지트 역할을 했다. 신승태는 그분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재롱을 떠는 일이 많았고 그게 자연스럽게 꿈으로 연결됐다.

◇“트롯과 국악 두 토끼 다 잡을 것”

국악 활동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다음달 1~3일 서울 두산아트센터에서 ‘마이뇨-뒷전거리편’ 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마이뇨’는 민요에서 착안해 신승태가 만들어낸 장르의 공연이다. ‘트롯 전국체전’ 톱8이 참여하는 투어 콘서트와 트롯 예능 ‘트롯 매직 유랑단’ 출연도 준비 중이다. 두 마리 토끼 모두 다 잡겠다는 게 신승태의 목표다. “재미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면 한다”는 말에서 그의 활동에 대한 선택 기준이 명확하게 느껴졌다.

씽씽에서 함께 활약했던 이희문은 신승태를 위해 옷을 한 벌 선물했다. ‘트롯 전국체전’ 결승전 무대에 입고 나온 의상이다. 이희문은 트롯 도전 의사를 밝힌 신승태에게 “너는 가요를 해야지”라고 격려를 해주기도 했다. 이를 비롯해 국악 동료들은 신승태의 도전에 힘을 실어줬다. 신승태는 이를 자신의 자양분으로 삼았다.

신승태(사진=포켓돌스튜디오)
“민요와 트롯이 노래하는 법은 다르지만 민중의 노래, 대중 속에서 나왔다는 점은 같잖아요. 모두가 즐기는 음악이고요. 테크닉은 달라도 정서적인 측면에서는 공통점이 분명하게 있습니다.”

민요 특유의 굴리는 듯한 소리는 트롯의 맛을 살리는 기교 중 하나인 ‘꺾기’와 또 다른 매력으로 신승태의 무대에 매력을 더해준다는 평이다. 여기에 카메라 앞에서 적응력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는 건 부담스럽다”면서도 “카메라 마사지는 점점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이제 공연과 함께 신곡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이번 ‘트롯 전국체전’에 출연하며 ‘휘경동 부르스’를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사랑불’이라는 노래를 발매했다. 신승태의 본격적인 도약은 이제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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