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의 퍼터 탓, 왜 믿음이 안갈까?

조선일보 기자I 2010.07.20 07:38:10

퍼터 바꿔가며 오락가락… 전문가들 "전에 없던 일자신감 떨어진 탓인 듯"

[조선일보 제공] 2010년 마스터스와 US오픈 공동 4위, 브리티시오픈 공동 23위. 웬만한 프로 골퍼들은 한 시즌 메이저대회에서 이 정도 성적만 거둬도 대성공이다. 그런데 이 기록의 주인공이 타이거 우즈(34·미국)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우즈는 올해 7개 대회에 출전했다. 거기서 1승도 못 건졌다. 그는 브리티시오픈에서 3언더파 285타로 공동 23위에 머물렀다. 시즌 상금이 겨우 78만9511달러다. 미 PGA투어 멤버 247명 중 71위다.

과거 우즈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9년까지 미 PGA투어 71승 포함해 프로 통산 128승을 올린 '골프 황제'였다. 남들은 한 번도 품에 안지 못한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도 14개나 된다. 상금왕 타이틀도 9차례나 차지했다.

우즈는 대회 전 "모든 메이저대회를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했으면 좋겠다"고 자신만만해했다. 대회 뒤엔 "나라고 모든 대회에서 다 우승할 수는 없다. 드라이브와 아이언샷이 좋아진 것으로 만족한다"며 꼬리를 내렸다.

실패의 원인은 퍼트인가? 우즈는 이번 대회에 11년간 사용했던 '스코티 캐머런' 퍼터 대신 나이키 제품을 들고나왔다. 대회 장소인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그린이 다른 곳보다 느리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이 '신무기'를 들고 3라운드까지 99개의 퍼트 수를 기록했다. 한 라운드당 33개, 홀당 1.83개꼴로 최정상급의 수준과는 거리가 멀었다. 4라운드에야 뒤늦게 옛날 퍼터를 들고 나왔으나 우승은 이미 물 건너갔다.

우즈가 퍼터 탓을 하는 것과 달리 전문가들은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았다. 미국의 골프칼럼니스트 셰인 베이컨은 "우즈의 문제는 스윙, 퍼팅 스트로크, 경기 운영이 아니라 자신감이 결여돼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옛날의 우즈라면 큰 대회에서 퍼터를 두 번씩이나 갈아치우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앞으로도 과거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재기 여부에 의문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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