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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광래 감독과 딥토크4] "내 꿈은 기술축구의 완성"

송지훈 기자I 2010.05.03 06:18:00
▲ 조광래 경남FC 감독(사진_송지훈 기자)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경남FC 사령탑 조광래 감독은 과거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마지막 봉사를 하고 싶다"는 견해를 밝혀 축구계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데일리와 마주한 조 감독은 "꿈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당장은 힘들 것"이라는 부연설명과 함께. 조 감독은 지난해 치러진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당시 조중연 현 회장의 대항마로 나선 허승표 전 축구연구소 이사장을 지지한 바 있다. 현재 축구판에서 '야당 인사'로 분류되고 있는 만큼, 특별한 상황의 변화가 발생하지 않는 한 조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언젠가 내 뜻을 이해할 수 있는 인사들이 결정권을 갖게 된다면 나한테도 기회가 올 수 있겠지. 생각이 같아야만 한 곳을 바라볼 수 있을테니까.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축구협회에 대표팀 감독의 지위와 독립성을 인정해주는 시스템이 갖춰지는 거야. 물론 축구협회가 대표팀 사령탑과 서로 의논하고 좋은 생각을 공유하는 것은 바람직해. 하지만 한국축구계에는 여전히 행정권자들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경우가 너무 많은 것 같아."

◇클럽팀 같은 대표팀을 추구한다
성사 가능성 여부와는 별도로, 조광래 감독이 만들어보고픈 대표팀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물어봤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선수들이 강한 소속감을 느끼는 팀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는 답을 내놨다.

"하나의 클럽팀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멋진 팀워크를 보여주는 대표팀을 만들어보고 싶어. 일단 대표팀에 합류하면 소속팀을 잊고 하나의 팀이 되는 그런 거 말이야. 2~3년 정도 손발을 맞춘 팀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는 되어야지. 과거에 거스 히딩크 감독도 비슷한 업적을 이뤄냈지만, 선수단이 장기간 합숙을 하면서 적지 않은 시간을 들여야만 했잖아. 지금은 해외파를 주축으로 해서 K리거들을 추가선발하는 시스템이니까, K리그를 잘 아는 지도자라면 시간을 크게 단축시킬 수 있을 거야. 물론 객관적인 선수 선발이나 효율적인 운영 같은 건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기본적인 것들이지."

이와 관련해 조광래 감독은 "축구를 잘 아는 경영자와 행정가들이 많이 생긴다면, 한국축구의 효율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일본은 축구협회 전체 직원의 절반 정도가 축구인 출신으로 채워져 있다고 하더라고. 축구를 모르는 사람들이 결정을 내리다보면, 아무래도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져. 경남FC가 홈으로 쓰고 있는 창원축구센터가 대표적인 케이스야. 관중들이 비를 맞지 않게 관중석을 지붕으로 덮었다면 좋았을텐데, 그런 노력이 전혀 없었거든. 담당자를 만나서 물어보니까, '경기장을 설계할 때 아무도 그런 이야기를 해주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축구인들이 적극적으로 경영과 행정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거지."

◇에필로그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간단하지만 의미 심장한 질문을 던졌다. '축구인 조광래는 팬들에게 어떤 지도자로 기억되고 싶은가'라는 물음이었는데, 조 감독은 짧지만 강렬한 답변을 내놓았다.

"언젠가 한 번 비슷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는 것 같네. 그때도 지금도 내 대답은 마찬가지야. '조광래는 기술적으로 재미있는 축구를 완성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면 제일 행복할 것 같아. 축구인으로서 평생을 두고 도전해야 할 목표이기도 하지."

▲ 조광래 경남FC 감독(사진_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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