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제공]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64·네덜란드)를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볼 수 있을까. 자신이 사령탑을 맡았던 러시아의 본선 진출 실패로 월드컵 무대와 멀어진 것으로 보였던 히딩크가 나이지리아 대표팀 감독 후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가 나이지리아 감독을 맡는다는 것은 월드컵 B조 조별리그에서 한국팀과 적장(敵將)으로 만난다는 반갑지 않은 시나리오이다.
나이지리아의 축구 전문 사이트 '킥오프 나이지리아 닷컴'은 10일 "히딩크의 대리인 세스 판 노이벤하이겐이 '히딩크가 나이지리아 감독을 맡기 위해 연봉 삭감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따르면 노이벤하이겐이 인터뷰에서 "히딩크가 오는 7월까지 러시아 축구협회와 계약이 되어 있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에서 감독 제의가 온다면 러시아협회와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아직 나이지리아협회로부터 공식 제의를 받은 사실은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히딩크가 나이지리아의 지휘봉을 잡게 된다면 한국 팬들로선 서운한 뉴스가 될 수밖에 없다. 2002 월드컵에서 한국을 4강에 올려놓으며 '국민 감독'이 된 히딩크는 한국 축구에 대한 이해가 높아 그의 존재만으로도 큰 위협이 된다.
히딩크는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던 유로 2008 당시 조국 네덜란드와의 8강전을 앞두고 "나는 네덜란드를 잘 알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결국 러시아가 네덜란드를 3대1로 꺾고 준결승에 진출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