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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주하 "에세이집, 가벼운 상술로 보이지 않았으면"

최은영 기자I 2007.07.18 09:00:00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MBC의 김주하 앵커(34). 마흔 이전에는 결코 책을 쓰지 않겠다던 그녀가 돌연 마음을 바꿔 에세이집을 펴냈다.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랜덤하우스). 지상파TV 사상 첫 여성 단독 앵커, 지금의 김주하를 있게한 10년 삶의 자취가 300여 남짓한 책장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김주하는 방송인으로 살아온 10년 세월을 22개의 에피소드로 압축하는 내내 기대 보다 우려가 앞섰다고 했다. '세상을 살았으면 얼마나 살았다고...' 경험 부족이 첫번째 고민이었다면, 얼굴이 알려진 것을 이용한 상술로 비춰질까 하는 우려가 그 뒤를 이었다.
 
김주하는 보여지기 위함이 아니라 보고 싶어지는 순간들이 늘어나고, '아는 것'의 양보다 '알고 싶은 것'의 양이 많아지면서 비로소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됐다고 했다.

김주하는 뉴스와 함께 꼬박 10년을 동고동락했다. 그 시간 안에는 뉴스보다 더 사실적인 뉴스 밖 이야기들이 넘쳐난다. 휴일 남편까지 동원하며 밝혀낸 공항 택시 요금의 비밀, 콤플렉스였던 굵은 목소리로 구사일생한 사건, 손석희 아나운서에게 값없이 받은 값진 가르침, 입에 벌레를 물고 방송할 수 밖에 없었던 사연, 머플러 하나로 즉석에서 연출해낸 그리스 여신으로의 변신까지.
 
책 속에 담긴 22개의 에피소드는 인간 김주하, 앵커 김주하를 그대로 보여주는 단초가 되어주고 있다.
 



◇ 아들 준서와 함께 키운 책 "산고의 고통 두 배.. 보람도 커" 

- 마흔 이전에 결코 책을 쓰지 않겠다더니 갑자기 생각이 바뀐 이유는.
▲ 출판 제의는 꽤 오래전부터 받아왔어요. 하지만 늘 때가 아니다, 책을 내기엔 내 자신 부족함이 너무 커 정중히 거절했죠. 그런데 휴직기간 동안 생각이 바뀐 거예요. 마침 제안도 있었고... 그간의 에피소드를 모아보니 스물대여섯개 정도가 되더군요. 이제 가능하겠다 싶어 덜컥 계약을 했죠.
 
- 휴직기간 중 책을 썼다지만 아이 키우며 책 쓴다는 게 결코 쉽지는 않았을텐데.
▲ 역시 어른들 말씀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들을 게 못된다는 걸 깨달았어요. 얼마나 후회를 했는지... 책을 쓴다고 했을 때 손석희 선배가 말리며 했던 말이 있어요. '책을 쓴다는 게 산고의 고통이 따르는데 무슨 수로 애 둘을 동시에 낳아 키우겠냐'구요. 손석희 선배는 아이를 곁에 두고 집에서 책을 쓸 수 없어 밖으로 월세를 나가 서너달  글을 썼대요. 저는 아이까지 키우며 책을 쓰니 계약 날짜를 훌쩍 넘길 수 밖에요. 
 
- 그렇게 공들여 쓴 책을 받아본 소감은.
▲ 쓰면서는 힘들었는데 지금은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책을 통해 내 스스로가 정리되는 느낌을 받았다고 할까요. 

- 있는 그대로를 내보인다는 점에서 책이 부담스러웠을텐데, 가장 염두에 두었던 점은
▲  '쉽게 쓰자'는게 가장 커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있도록 쓰자'고 생각했죠. 그런데, 원래 쉽게 쓰는 게 더 어려운 법이잖아요. 서너번 문체를 바꿔가며 수정을 하는 등 고생했는데 보람은 있었네요. 책을 본 분들이 "정확히 알아야 쉽게 쓸 수 있는데 쉬워서 좋다"고 많이 칭찬해 해주세요. 쉽게 쓰는 것 다음으로 팩트를 있는 그대로 가감없이 전달하자 생각했죠. 황우석 박사 관련 에피소드를 정리할 때 확인만 꼬박 두 달이 걸렸어요. 

- '안녕하세요. 김주하입니다'는 특히 어떤 사람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지.
▲ 처음에는 20~30대 젊은 분들을 위한 책으로 기획했어요.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자신만의 꿈을 키워나갈 수 있게 되길 바랬죠. 그런데 탈고를 해놓고 보니 내용이 너무 쉬워 10대가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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