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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로 한국 상대한 송의영, “몸 풀 때 울컥... 감사한 마음뿐”

허윤수 기자I 2023.11.20 00:10:00

'싱가포르 귀화' 송의영, 한국 대표팀과 맞대결
"월드클래스 선수들 있어서 벽 느꼈다... 다음 대결도 기대"

송의영(가운데)이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경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상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싱가포르 대표팀 소속으로 대한민국과 마주한 송의영(30·수라바야)이 벅찬 소감을 밝혔다.

송의영은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송의영은 싱가포르 공격을 이끌며 8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0-5 대패를 당했으나 송의영에겐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송의영은 2012년 여의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홈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싱가포르와 인연을 맺었다. 송의영은 곧장 두각을 드러내며 1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의영은 2018년 리그 10골을 포함해 공식 대회에서 20골을 몰아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때부터 귀화가 추진됐고 2021년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했다. 송의영은 귀화 절차를 마무리하자마자 싱가포르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이어 그해 11월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A매치에 데뷔했다.

송의영은 싱가포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지 약 2년 만에 한국 축구의 성지라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을 마주했다. 경기 전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꾸던 무대였으나 이런 일을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던 그는 특별했던 한국전을 돌아봤다.

송의영은 “상암에서 뛸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고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이 경험을 통해 나도 대표팀도 분명히 성장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몸 풀 때 울컥했다”며 “훌륭한 선수들과 뛸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팀에 대해선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있는 팀이라 벽을 느낀 게 사실”이라면서도 “싱가포르에서 한 번 더 상대할 기회가 있어서 기대가 크다”라고 다음 만남을 기다렸다.

송의영은 “경기를 준비하며 부담감도 커서 전날 잠도 잘 못 잤다”며 “경기장에 도착하니 긴장감이 풀렸고 몸을 풀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관중의 응원에는 “한국어 응원이 새롭고 반가울 줄 알았는데 확실히 압박감을 느꼈고 위축됐다”라고 묘한 기분을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등이 겹치며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내 경기를 본지 5년 정도 지났다”라며 “가족 앞에서 경기를 뛴 지가 정말 오래됐는데 이렇게 뛸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거듭 감사함을 밝혔다.

이날 송의영은 또 다른 임무도 맡았다. 경기 후 싱가포르 선수단과 한국 선수단의 유니폼 교환 및 기념 촬영을 주선했다. 그 역시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과의 유니폼 교환을 기다렸고 성공했다.

송의영은 “같은 선수여도 (한국 대표팀은) 우리와 수준 차이도 크게 나고 팬 입장에서 보기도 한다”며 “우리도 이러긴 처음이지만 슈퍼스타가 아닌가?”라고 웃었다.

그는 과거 팀 동료였던 김신욱(35·킷치)을 통해 손흥민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송의영은 “흥민이 형이 어떻게 성장하고 훈련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며 “흥민이 형도 내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더 많은 대화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 팀과의 확실한 수준 차이를 느꼈다”는 송의영은 “K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과 경기해 보니 나도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라며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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