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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의영은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1차전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송의영은 싱가포르 공격을 이끌며 82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비록 0-5 대패를 당했으나 송의영에겐 큰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송의영은 2012년 여의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홈 유나이티드에 입단하며 싱가포르와 인연을 맺었다. 송의영은 곧장 두각을 드러내며 1군 주축으로 자리매김했다.
송의영은 2018년 리그 10골을 포함해 공식 대회에서 20골을 몰아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때부터 귀화가 추진됐고 2021년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했다. 송의영은 귀화 절차를 마무리하자마자 싱가포르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이어 그해 11월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A매치에 데뷔했다.
송의영은 싱가포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지 약 2년 만에 한국 축구의 성지라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 대표팀을 마주했다. 경기 전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꿈꾸던 무대였으나 이런 일을 상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던 그는 특별했던 한국전을 돌아봤다.
송의영은 “상암에서 뛸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이고 특별한 경험이었다”며 “이 경험을 통해 나도 대표팀도 분명히 성장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몸 풀 때 울컥했다”며 “훌륭한 선수들과 뛸 수 있어서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팀에 대해선 “월드클래스 선수들이 있는 팀이라 벽을 느낀 게 사실”이라면서도 “싱가포르에서 한 번 더 상대할 기회가 있어서 기대가 크다”라고 다음 만남을 기다렸다.
송의영은 “경기를 준비하며 부담감도 커서 전날 잠도 잘 못 잤다”며 “경기장에 도착하니 긴장감이 풀렸고 몸을 풀면서 경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을 가득 메운 6만여 관중의 응원에는 “한국어 응원이 새롭고 반가울 줄 알았는데 확실히 압박감을 느꼈고 위축됐다”라고 묘한 기분을 전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등이 겹치며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들이 내 경기를 본지 5년 정도 지났다”라며 “가족 앞에서 경기를 뛴 지가 정말 오래됐는데 이렇게 뛸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거듭 감사함을 밝혔다.
이날 송의영은 또 다른 임무도 맡았다. 경기 후 싱가포르 선수단과 한국 선수단의 유니폼 교환 및 기념 촬영을 주선했다. 그 역시 손흥민(31·토트넘 홋스퍼)과의 유니폼 교환을 기다렸고 성공했다.
송의영은 “같은 선수여도 (한국 대표팀은) 우리와 수준 차이도 크게 나고 팬 입장에서 보기도 한다”며 “우리도 이러긴 처음이지만 슈퍼스타가 아닌가?”라고 웃었다.
그는 과거 팀 동료였던 김신욱(35·킷치)을 통해 손흥민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송의영은 “흥민이 형이 어떻게 성장하고 훈련했는지 이야기를 들었다”며 “흥민이 형도 내 이야기를 들었다고 해서 더 많은 대화를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동남아시아 팀과의 확실한 수준 차이를 느꼈다”는 송의영은 “K리그와 유럽 무대에서 뛰는 선수들과 경기해 보니 나도 큰 무대에서 뛰고 싶다”라며 새로운 목표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