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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국+역대 최다 상금’ 여자 월드컵 개막... 콜린 벨호, 황금세대와 최고 성적 도전

허윤수 기자I 2023.07.21 06:00:00

여자 월드컵 역대 최대 규모
한국, 오는 25일 콜롬비아와 조별리그 1차전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월드컵 이변의 주인공을 노린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전 세계를 아우르는 축구 열기가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이어진다.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이 20일(한국시간) 개막했다. 이번 대회는 내달 20일까지 약 한 달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은 많은 의미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여자 월드컵 최초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공동 개최되는 이번 대회에는 가장 많은 국가가 참가한다. 기존 대회는 24개국이 겨뤄 각 조 1, 2위와 각 조 3위 팀 중 4개 팀이 16강을 구성했다. 이번 대회는 32개국이 참가하는 만큼 각 조 1, 2위에게만 토너먼트 진출 자격이 주어진다. 대회 총경기 수도 52경기에서 64경기로 늘었다.

이전보다 커진 관심 속 많은 팀이 참가하는 만큼 상금 규모도 증가했다. 지난 2019 프랑스 여자월드컵 총상금은 3천만 달러(약 380억 원). 이번 대회는 구단이 받는 보상금을 포함해 4배 이상 오른 1억 5200만 달러(약 1923억 원)다.

잔니 인판티노 FIFA(피파) 회장은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여자 축구는 10년간 많은 성장을 했다”며 “여전히 별로라거나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많은 사람이 실제 경기를 보면 환상적이라고 느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아울러 “내가 부임하기 전 여자 월드컵 총상금은 1500만 달러(약 192억 원) 정도였지만 이젠 1억 5000만 달러 이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지만 남자 월드컵 상금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지난 2022 카타르 월드컵 총상금은 4억 4000만 달러(약 5606억 원)였다. 개최국 호주축구협회와 대표팀은 대회 개막을 앞두고 모든 참가국에 월드컵 상금을 남자 선수들과 같은 수준으로 배분하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중계권, 시장 규모 등을 볼 때 당장 호주의 요구가 이뤄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인판티노 회장도 호주 대표팀의 요구에 대한 물음에 “긍정적인 부분에 집중할 때”라며 “불만족한 사람이 있다면 미안하지만, 난 모든 것에 만족하고 모두를 사랑한다”고 답했다.

한편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여자 축구대표팀은 최고 성적으로 황금세대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불태우겠다는 각오다. FIFA 랭킹 17위의 한국은 H조에서 콜롬비아(25위), 모로코(72위), 독일(2위)과 차례로 맞붙는다. 독일이 가장 강력한 팀으로 꼽히는 가운데 조별리그 첫 상대인 콜롬비아와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2003년 처음으로 여자 월드컵에 나섰던 한국은 3전 전패로 세계의 벽을 체감했다. 12년 뒤인 2015년에는 지소연(32·수원FC)이라는 걸출한 에이스와 함께 사상 첫 16강을 일궈냈다. 2019년에는 2회 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했으나 조별리그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지소연, 김혜리(33·현대제철) 등으로 대표되는 2010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 3위 세대와 장슬기(29·현대제철), 이금민(29·브라이턴)이 속했던 2010 U-17 여자 월드컵 우승 멤버가 나란히 포진해 있다. 한국 여자 축구의 황금세대라 불리는 이들의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소연은 소집 훈련 당시 “2010년부터 10년 넘게 같이 한 선수가 많다”며 “황금세대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장슬기 역시 “현재 대표팀에는 좋은 선수와 전성기를 맞은 선수들이 많다”며 “돌아오지 않을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월드컵을 준비하고 있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특히 지소연은 2022 카타르 월드컵 때 모로코의 4강 신화를 언급하며 재차 각오를 다졌다. 그는 “그때 당시 모로코가 4강에 오를 것이라 예상한 사람은 없었다”며 “크고 굵직한 대회에는 이변을 일으키는 팀이 항상 나타난다”고 말했다.

지소연은 “이번 대회에서는 우리가 그런 팀이 되길 바라기도 하고 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준비도 잘했으니 첫 경기 콜롬비아전에 집중해야 할 것 같다”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 여자 축구 수준이 정말 많이 올라왔다”며 “힘든 도전이 되겠지만 4년간 준비한 걸 바탕으로 멋있게 도전하고 오겠다”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한편 이번 대회에서는 FIFA 랭킹 1위인 미국이 사상 첫 여자 월드컵 3연패에 도전한다. 한국과 같은 조에 속한 독일을 비롯해 잉글랜드, 프랑스 등이 미국의 독주를 막아설 대항마로 꼽힌다. 두 번째 16강 진출을 넘어 더 높은 목표를 그리는 한국은 오는 25일 콜롬비아전을 시작으로 월드컵 여정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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