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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기다림 뚫고 '당구 코리안드림' 이룬 비롤 위마즈

이석무 기자I 2022.09.13 06:00:00
프로당구 PBA 진출 3년여 만에 감격스런 첫 우승을 달성한 비롤 위마즈. 사진=PBA 사무국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오늘 내 선수 인생에서 최고 순간이자 가장 큰 우승입니다”

프로당구 PBA 무대 진출 네 시즌 만에 첫 우승을 달성한 ‘튀르키예 3쿠션 강자’ 비롤 위마즈(36·웰컴저축은행) 얼굴에는 웃음꽃이 떠날 줄 몰랐다.

위마즈는 12일 밤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프로당구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 PBA 결승에서 김재근(50·크라운해태)을 세트스코어 4-1(15-12 15-7 5-15 15-14, 15-9)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9년 낯선 한국 땅에서 PBA투어라는 새로운 무대에 도전장을 던진지 3년여 만이자 23번째 대회 도전 만에 이룬 값진 우승이었다.

1986년생인 위마즈는 PBA투어 출범 원년부터 활약했다. 프레드릭 쿠드롱(웰컴저축은행·벨기에) 등과 더불어 프로당구 PBA가 오늘날 국제적으로 성공하는데 있어 기여한 주인공 중 한 명이다. PBA투어가 출범하기 직전 위마즈의 세계랭킹은 28위였다. 낮은 랭킹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우승 경쟁을 펼치기에는 부족한 수준이었다. UMB 3쿠션 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에서 늘 예선을 거쳐야 했기 때문에 우승은 ‘언감생심’이었다.

결국 한국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로 마음 먹었고 기나긴 기다림 끝에 ‘코리안 드림’을 이뤘다. 원년에 참가한 외국인선수 가운데 적응에 실패해 쓸쓸히 돌아간 선수도 많았다. 하지만 위마즈는 포기하지 않았다. 비록 프로의 벽이 생각보다 높았지만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두드렸고 마침내 환하게 웃을 수 있었다.

위마즈는 “결승전은 처음이었는데 실수를 많이 저지르긴 했지만 그래도 이길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솔직히 우승을 기다리면서 많은 압박감이 있었다. 완벽하게 준비했고 컨디션이 좋다고 느낄 때도 정작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면서 “2주 전 그리스로 휴가를 다녀와서 마음의 여유를 되찾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위마즈로선 이번 우승만큼이나 기쁜 결과가 준결승전에서 최강자 쿠드롱을 풀세트 접전 끝에 이긴 것이었다.

그는 “PBA로 오기 전에 쿠드롱과 2~3차례 맞붙었는데 모두 졌다”며 “한 번은 월드컵 대회에서 30-30 동점이었는데 내가 8점을 내고 승리를 눈앞에 뒀는데 쿠드롱이 10점을 내 역전승을 거둔 적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PBA에 와서 쿠드롱과 처음 대결을 했는데 당연히 어려운 경기였다”면서도 “하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고 평소대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이길 수 있었다”고 흐뭇하게 미소를 지었다.

위마즈에게 한국은 새로운 기회가 됐다. 스스로 그전과 비교해 지금은 실력이나 멘탈 모두 훨씬 업그레이드됐음을 강조했다.

위마즈는 “PBA에 오기 전에는 진정한 프로페셔널이 아니었지만 한국에 온 이후에는 더 많은 연습을 하고 있고 멘탈코치의 도움도 받고 있다게 됐다”며 “PBA에 오고 나서 더 강한 선수가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1년에 8개월 이상 한국에 체류하면서 한국이 고향처럼 느껴진다는 위마즈는 “이번을 계기로 모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싶다”며 “개인전이든 팀리그든 기회가 날 때마다 다 이겨 진정한 챔피언이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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