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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성경기장서 A매치 남북대결 성사될까...가능성↑

이석무 기자I 2019.07.19 06:00:00
2017년 4월 7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여자축구 아시안컵 예선 한국 대 북한의 경기.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과연 김일성경기장이나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축구 남북대결이 이뤄질 수 있을까.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10회 연속 본선 진출을 노리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7일 발표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조추첨 결과 레바논, 북한, 투르크메니스탄, 스리랑카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자연스럽게 관심은 북한 원정경기 성사 여부에 쏠린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북한에서 경기를 치른 것은 1990년 10월 11일 평양에서 열란 친선경기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29년 만에 다시 북한에서 남북대결을 펼칠 가능성이 열렸다. 예정된 대로라면 한국은 10월 15일 북한으로 넘어가 2차 예선 3차전을 치른다. 장소가 평양이 될지 다른 장소가 될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

물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을 앞두고도 북한에서 경기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한국과 북한은 3차 예선과 최종예선에서 한 조에 속했다. 2번이나 북한 원정 일정이 잡혔다.

하지만 그때마다 북한이 평양에서 남북대결을 치르는 것을 거부했다. 당시는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었다. 북한은 안방에서 애국가가 울려 퍼지고 태극기가 올라가는 것을 거부했다. 결국 제3의 장소인 중국 상하이에서 북한 홈 경기가 열렸다. 물론 한국의 홈 경기는 정상적으로 한국에서 개최됐다. 인공기와 북한 국가도 허용됐다.

이번에는 상황이 다를 전망이다. 남아공 월드컵 예선 당시에 비해 남북 관계가 한층 개선됐다. 이미 좋은 선례도 있다. 윤덕여 전 감독이 이끄는 여자대표팀은 지난해 3월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 참가했다. 당시 북한을 제치고 조 1위에게 주는 본선 티켓을 따냈다.

최근 들어 남북 간 스포츠 교류도 활발해졌다. 지난해 15년 만에 남북통일농구 대회가 부활했고 평창 동계올림픽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남북 단일팀이 성사되기도 했다. 예술단 교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최근 분위기만 놓고 보면 북한 원정경기가 무산될 이유가 없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도 “북한이 최근 아시아축구연맹 주최 대회를 안방에서 개최하고 있다”며 “월드컵 예선전도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추첨을 주최한 AFC 관계자 역시 “한국이 속한 조의 모든 나라는 자국에서 홈경기를 개최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로선 스케줄대로 진행될 것이다”고 밝혔다.

한국은 이번 월드컵 2차 예선에서 비교적 쉬운 상대와 만나게 됐다. 껄끄러운 우즈베키스탄이나 이라크, 바레인, 쿠웨이트 등을 피했다. 특히 2번 포트에서 가장 약체로 평가되는 레바논을 만난 것은 행운으로 평가된다.

다만 일정이 너무 빡빡하다. 대표팀은 9월 10일 투르크메니스탄과 1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11월 14일에는 레바논 원정 경기가 예정돼 있다. 그 사이 컨디션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중요한 숙제다. 원정경기 사이에 평가전 일정을 잡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조추첨식에 직접 참석한 벤투 감독은 “(북한과 경기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두 경기씩을 치른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대신 “선수들이 장거리 이동 후에도 경기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해 원정 경기에 대한 부담감은 살짝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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