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문처럼'… 중동 로코愛 빠져볼까 [글로벌 엔터PICK]

윤기백 기자I 2024.05.30 06:00:00

쿠웨이트 제작 로코 영화, 넷플릭스서 흥행
2주 만에 시청자 1400만명… 글로벌 1위도
생소한 아랍권 문화·심플 스토리 전개 눈길

영화 ‘허니문처럼’ 포스터(사진=넷플릭스)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아랍권에서 제작된 로맨틱 코미디 영화가 글로벌 흥행에 성공해 화제다. ‘중동 로코’라는 새로운 장르가 콘텐츠 시장에서 당당히 인정받은 것이다.

지난달 29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허니문처럼’(Honeymoonish)이 바로 그것이다. 쿠웨이트에서 제작된 ‘허니문처럼’은 공개 2주 만에 1400만명의 시청자를 끌어모았고,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영화(비영어권)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깜짝 성과를 거뒀다. 공개 이후 한 달이 됐는데도 여전히 비영어권 영화 톱10에 이름을 올리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레바논 출신 엘리 엘 세만(Elie El Semaan)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허니문처럼’은 쿠웨이트·이집트 등 중동 출신 배우들이 대거 출연했다. 이 영화는 재산을 상속받기 위해 거짓 결혼 계획을 세우다 결국 서로에게 끌리는 남녀의 이야기를 그렸다. 처음엔 서로 거들떠보지도 않던 두 남녀는 점점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만, 어릴 적 같은 유모에게 모유 수유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위기를 맞게 된다. 아랍권에서는 혈연관계가 아니더라도 일정 횟수 이상 같은 사람에게 모유 수유를 받으면 이슬람 율법에 따라 형제자매로 간주돼 결혼이 금지된다. 두 주인공은 형제자매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그 과정에서 다소 유치하지만 동화 같은 연출, 슬랩스틱 코미디 등 요소가 더해지면서 아랍권은 물론 전 세계 시청자들의 배꼽을 사로잡았다. 지금껏 접한 적 없는 아랍권 결혼 문화에 대해서도 글로벌 시청자들의 관심이 뜨거운 상황이다.

‘허니문처럼’을 연출한 엘리 엘 세만 감독은 “한동안 OTT 및 TV 채널에서 납치, 살인 등 자극적인 장르물이 자주 방영돼 시청자들의 피로감이 높아졌다”며 “‘허니문처럼’은 누구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이고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하는 로코물이라는 점이 주효했다”고 성공 요인을 밝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