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모랜드의 남미 공략은 소속사 MLD엔터테인먼트(이하 MLD)의 글로벌 진출 프로젝트 일환으로 전개됐다. 코로나19 대유행 여파로 K팝신이 움츠러든 상황 속 이형진 MLD 대표는 일찌감치 리오프닝 준비에 착수해 남미 시장을 우선 공략 타깃으로 잡고 직접 발로 뛰었다.
최근 서울 논현동에 있는 MLD 사옥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남미는 K팝에 대한 분명한 수요층이 존재하지만 진입장벽이 높아 그간 K팝 가수들의 발길이 닿기 어려웠던 시장”이라며 “K팝과 라틴팝이 음악적으로 접점이 많은 데다 현지 팬들의 열정도 뜨거워 집중 공략에 나선다면 포스트 코로나19 시기 북미 진출을 비롯한 좋은 결실을 볼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새 항로 개척에 나선 계기를 밝혔다.
이 대표는 ‘K팝의 현지화’에 방점을 두고 남미 진출 전략을 짰다. 모모랜드가 기존 히트곡의 영어 버전이 아닌 나티 나탸사와 협업한 영어 신곡 ‘야미 야미 럽’(Yummy Yummy Love)으로 현지 시장의 문을 두드린 이유다. 나티 나타샤는 대표곡 ‘크리미널’(Criminal)로 23억건이 넘는 유튜브 뮤직비디오 조회수를 달성하고 3500만명이 넘는 SNS 팔로어를 보유한 라틴팝 시장의 특급 스타다.
이 대표는 “현지 관계자들이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정도만 확실하게 알고 나머지 K팝 가수들에 대해선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 속 나티 나타샤와 협업해 현지 트렌드를 접목한 곡으로 다소 낯설 수 있는 모모랜드라는 팀을 이질감 없이 소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
|
캠프 글로벌을 이끄는 팀 킴(Tim Kim) 대표는 미국에서 비즈니스 매니저로 일할 당시 드레이크, 닥터 드레, 포스트 말론 등 팝스타들과 호흡하며 글로벌 음악 시장의 판도와 시스템을 두루 익혔다. 이 대표와는 2019년 ‘캠프 페스티벌’ 때 처음 만나 인연을 맺었다. 이 대표는 “나티 나타샤를 모모랜드의 첫 협업 상대로 점찍은 것도, 진입 장벽이 높은 현지 TV와 라디오 프로그램 출연을 성사시켜준 것도 팀 킴 대표였다”며 치켜세웠다.
인터뷰에 함께한 팀 킴 대표는 “10년 전 K팝 가수들에게 미국은 그리 중요한 시장이 아니었지만, 이젠 너무나 중요해지지 않았나”라며 “향후 또 하나의 중요한 시장이 될 남미에서 MLD 아티스트들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첫발을 잘 내디뎠다는 생각”이라고 뿌듯해 했다. 이어 “남미 시장의 스케일이 커지고 있다. 빌보드 차트에서 라틴팝이 차지하는 비중도 눈에 띄게 높아지는 추세”라며 “과거와 달리 공연 티켓 가격도 증가해 수익적 측면에서도 기대해볼 만한 시장이라고 판단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
MLD와 캠프 글로벌의 동행은 계속된다. 향후 남미뿐 아니라 북미, 유럽, 동남아 등 다양한 지역에서 현지화 전략을 통한 시장 공략을 꾀하겠단 계획이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캠프 페스티벌의 성공적인 재개를 위해서도 힘을 합치기로 했다. 팀 킴 대표는 올해 미국, 마닐라, 자카르타 등지에서 페스티벌을 재개할 예정이라면서 “미국의 코첼라, 일본의 후지록 페스티벌, 영국의 글래스톤 베리와 같은 세계적 음악 페스티벌을 만들어 K팝 글로벌화가 지속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소망했다.
샵, 컨츄리 꼬꼬, 걸스데이 등과 호흡한 매니저 출신 제작자인 이 대표는 글로벌 캠프와 함께하는 프로젝트가 중소 기획사의 새로운 성공 모델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있다. 그는 “하이브, SM 같은 대형 기획사가 아니면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K팝이 방탄소년단이 빠지면 무너지는 시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소기획사들이 탄탄히 시장을 받쳐줘야 지금의 열풍이 지속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기획사들도 해외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