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야구야 반갑다!' 치맥·응원가 부활한 프로야구...팬들도 활짝

이석무 기자I 2022.04.04 00:01:00
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이글스와 두산베어스. 관중들이 치킨을 먹으며 응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2 KBO리그 LG트윈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야구팬들이 관중석을 메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이 드디어 관중석으로 돌아왔다. 야구장에서 빠질 수 없는 치맥(치킨과 맥주)과 응원가도 부활했다.

한국 프로야구가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는 지난 2일과 3일 열린 개막 2연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레이스에 돌입했다.

개막 당일 잠실, 창원, 수원, 광주, 고척 등 5개 구장에는 무려 6만6889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이어 3일에도 4만2718명이 직접 야구를 관전했다. 개막 후 이틀 동안 10만9607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경기 당 평균 관중은 1만961명이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8년과 2019년 경기당 평균 관중인 1만1214명, 1만119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코로나19 확산이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큰 수치다. 이제 시즌이 막 시작됐지만 등 돌렸던 야구 민심이 돌아올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하기에 충분하다.

한국 프로야구는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2021년 텅빈 관중석에서 경기가 열렸다. 간간이 관중 입장이 이뤄지기는 했지만 제한적이었다.

선수들은 그들만의 경기를 외롭게 치러야 했다. 관중 없는 야구에 선수들이 흥이 날리 없었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떠난다고 했던가. ‘직관’(야구장에서 직접 관람)을 하지 못한 팬들은 ‘집관’(집에서 TV로 시청)도 하지 않았다. 프로야구 시청률은 역대급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 저조한 시청률에 손해를 본 프로야구 방송사들이 KBO와 구단에 중계권료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기도 했다.

여기에 일부 선수들의 일탈 행동과 도쿄올림픽 부진까지 겹치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은 바닥까지 떨어졌다. 시즌 개막 전 한국갤럽이 조사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44%가 ‘프로야구에 전혀 관심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별로 관심이 없다’고 응답한 23%를 합치면 국민 10명 중 7명은 야구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바닥에 떨어진 야구 인기를 다시 끌어올려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동안 쌓은 문제를 하나하나 해결하고 팬들의 신뢰를 되찾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위기감을 느낀 선수들은 정규리그 개막 전 이구동성으로 ‘팬 퍼스트’(팬 우선주의)를 외쳤다. 프로야구선수협의회 회장 양의지(NC)는 “선수들은 최근 2년 동안 텅 빈 야구장에서 경기하며 많은 것을 느꼈으리라 생각한다”며 “달라진 모습으로 올 시즌에 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개막 2연전의 관중 숫자는 달라져야 한다는 야구계의 간절함이 실제 반영이 됐고 팬들이 화답했음을 보여주는 상징과 다름없었다. 되살아난 야구 열기는 야구장 매점 등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구장 안에 설치된 각종 식음료 매점에는 어디에서든 수백 명의 팬들이 긴 줄을 이뤘다. 주문해서 음식을 받는 데만 수십 분이 걸릴 정도였다. 관중석 테이블에서 당연하게 즐겼던 맥주, 치킨, 피자 등이 돌아온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감동이었다.

한편, SSG랜더스, LG트윈스, 두산베어스는 나란히 개막 2연전을 스윕하면서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다. 전날 외국인투수 윌머 폰트의 ‘비공인 퍼펙트’ 호투에 힘입어 연장 승리를 거뒀던 SSG는 이날 두 번째 경기도 노장 선발 노경은(38)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불혹을 바라보는 노경은은 6회까지 단 1안타만 허용하며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76개 공을 던지면서 최고 구속 146㎞의 빠른 공과 커터, 포크볼,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로 NC 타자들을 봉쇄했다.

두산도 개막전에 이어 이틀 연속 한화이글스를 물리치고 개막 2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홈 두번째 경기에서 4회말 김재환(34)의 결승 솔로홈런을 끝까지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시범경기에서 1승 8패 3무로 최하위에 그쳤던 두산은 시즌 개막과 함께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이며 8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향한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LG는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에서 오지환, 박해민의 호수비와 막강 불펜진 활약에 힘입어 3-2 승리를 거뒀다. 전날 9-0 승리에 이어 개막시리즈를 쓸어담았다.

키움히어로즈는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롯데자이언츠를 4-3으로 꺾고 전날 개막전 패배를 설욕했다. 연장 10회말 전병우가 끝내기 안타를 때려 시즌 첫 승리를 이끌었다. 수원구장에선 삼성라이온즈가 KT위즈를 6-5로 꺾고 개막 2연전에서 1승씩 나눠가졌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