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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직업은 배우다.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붙이자면 무명배우, 조·단역 배우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열정, 애착만큼은 다른 어떤 배우 못지 않았다.
이동용은 올해 K콘텐츠 최대 화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오징어게임’과 ‘지옥’에 모두 출연한 배우다. ‘오징어게임’에서는 2회 파출소 경찰 역으로 출연했다. 처음에는 거의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게임 참가자 중 한명으로 출연 이야기가 오갔는데 이동용의 대본 리딩 영상을 본 제작진이 역할을 바꿨다. 배역이 작아졌지만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경찰 역할 연기가 재미있었다고 했다. 이동용은 “연기했던 게 하나도 편집이 안되고 고스란히 다 나왔다”며 “배우는 자신에게 맞는 옷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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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방송이 나간 뒤 박희순 배우가 전화를 해서 ‘네가 나오는 부분이 제일 재미있더라’라고 하더라고요. ‘지옥’ 촬영을 마치고서는 연출을 맡은 연상호 PD가 ‘선배님 다음에는 대통령 하세요’라고 했어요. 하하.”
그 동안 출연한 50여편의 작품들 대부분이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됐다는 것은 이동용의 자부심이다. ‘살인의 추억’, ‘괴물’, ‘기생충’, ‘해무’ 등 봉준호 감독이 연출, 제작한 작품들과 드라마 tvN ‘미스터 션샤인’, 채널A ‘유별나! 문셰프’ 등에 출연했다. 출연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기생충’에서 주인공 가족의 반지하집 창문 앞에서 소변을 보다 최우식과 싸우는 역할, ‘살인의 추억’ 첫 장면에서 형사인 송강호가 취조하며 “모자 벗어”라고 할 때 모자를 벗고 얼굴을 드는 용의자 역할 등 강렬한 인상을 남긴 신스틸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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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역할이 크지 않지만 배우를 계속 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워 했다. 이동용은 “내가 좋아서 계속 했던 건데 직업까지 됐으니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할 일”이라고 말했다. 다만 나이가 50을 바라보고 있는데 아직 연기만으로 먹고 살기에는 부족하다는 점은 아쉽다고 했다.
“그래도 역할이 조금씩은 커지고 있어요. ‘오징어게임’, ‘지옥’에도 출연했으니 내년에는 좀 더 역할 비중을 늘려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