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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in-라이벌] '여제' 재림이냐…'요정' 반란이냐

주영로 기자I 2018.01.24 06:00:23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여제’와 ‘요정’의 대결. 만화 영화 속 주인공들의 얘기가 아니다. ‘스키 여제’ 린지 본(34)과 ‘스키 요정’ 미케일라 시프린(23·이상 미국)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펼칠 메달 경쟁은 절대 놓칠 수 없는 명승부 중 하나다. AP 통신은 평창올림픽을 빛낼 3명의 스타를 소개하며 본과 시프린을 꼽았다.



본과 시프린은 실력은 물론 미모 대결까지 펼치고 있는 여자 스키의 쌍두마차다. 본은 국내의 스포츠팬들에게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옛 연인으로 유명해졌다. 본의 진짜 모습을 알면 놀랍기만 하다. 그는 여자 스키 선수 중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메달을 획득했다. 월드컵에서만 무려 79회 우승했다.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활강 금메달, 슈퍼대회전 동메달을 따낸 ‘스키의 여제’다.

본의 주 종목은 알파인 스키 중 가장 위험한 활강과 대회전이다. 월드컵 무대에선 활강 40회, 슈퍼대회전 28회 우승했다. 잦은 부상에 시달리기도 했다. 2006 토니노 대회 개막을 앞두고 무릎을 다쳐 출전을 포기했고, 2013년과 2014년은 부상으로 거의 시즌을 뛰지 못했다. 또 2016년에는 훈련 도중 오른팔 골절상을 당해 수술을 받기도 했다. 그야말로 온 몸이 부상 병동이다.

부상으로 인해 부진했던 본이 최근 기량을 회복하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의 꿈을 부풀리고 있다. 본은 21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 담페초에서 열린 2017-2018 국제스키연맹(FIS) 알파인 스키 월드컵 활강 경기에서 1분36초48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79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이날 33세 3개월이었던 본은 역대 최고령 우승기록과 함께 최다승 기록을 추가했다.

본은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 모를 평창에서 메달을 기대했다. 경기 뒤 “당장은 올림픽이 최고의 목표다”면서 “(부진했던) 이번 시즌 성적에 대해선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올림픽이 끝난 뒤 더 많이 우승하고 싶다”고 각오를 엿보였다.

본의 뒤를 이어 등장한 시프린은 깜찍한 외모뿐만 아니라 실력까지 겸비해 빠르게 여왕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시프린은 2014년 소치 대회에서 만 19세의 나이로 최연소 여자 회전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월드컵에서는 벌써 41차례나 우승했다. 최근까지도 우승을 이어가며 여자 알파인 스키의 최강자로 우뚝 섰다.

본이 활강과 슈퍼대회전에서 많은 우승을 차지한 반면, 시프린은 회전 종목에서 활약이 두르러졌다. 월드컵 41승 중 29승은 회전, 6승은 대회전에서 차지했다. 만 23세의 나이로 월드컵에서 41승을 넘긴 스키선수는 안네마리 모저 프뢸(오스트리아·62승) 뿐이다. 본은 만 26세 때 40승을 달성했다.

스키 종목은 총 5개 종목으로 나뉘며, 활강과 슈퍼대회전, 대회전, 회전 순서로 속도가 낮아지고 통과해야 하는 기문의 수가 늘어난다. 여기에 복합(회전+활강)이 추가된다.

역대 우승 기록을 보면, 본은 ‘스피드’ 종목에서 강하고, 시프린은 ‘기술’ 종목에서 뛰어나다. 본과 시프린이 서로 다른 영역에서 1인자로 군림해왔지만, 평창에선 2~3개 종목에서 정면승부를 앞두고 있다. 특히 주목할 경쟁 부문은 본이 금메달을 노리는 활강과 대회전이다. 시프린은 지난해 12월 캐나다 레이크 루이스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활강 우승을 차지했다. 불과 4번째 출전만에 달성한 기록으로, 본의 영역까지 침범해 평창에서 여제와 요정의 피할 수 없는 대결이 예고했다.

본과 시프린은 메달 경쟁뿐만 아니라 필드 밖에서의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본은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 불려도 손색이 없다. 유니폼에는 언더아머·롤렉스·오클리·헤드·오클리 등의 후원사 로고로 가득하다. 뿐만 아니라 그의 SNS에 12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리고 있을 정도로 전 세계 스키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시프린 역시 본의 인기에 버금간다. 깜찍한 외모 덕에 경기장엔 그녀를 보기위한 팬들로 넘쳐난다. TV 출연 등 스키장 밖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는 본 만큼은 아니지만, SNS의 팔로어도 40만 명을 넘어섰다.



▷린지 본

1984년 10월 18일생

미국

178cm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활강 금메달 / 슈퍼대회전 동메달

월드컵 통산 79승



▷미케일라 시프린

1995년 3월 13일생

미국

170cm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알파인스키 여자 회전 금메달

월드컵 통산 41승

2018 평창 동계올림픽·패럴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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