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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좌절' 이정은6, US여자오픈 기대감은 높아졌다

김인오 기자I 2017.06.12 06:00:13
이정은6(사진=KLPGA)
[제주=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2승을 달성하면 좀 더 편하게 US여자오픈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정은6(21)의 바람이 잠시 미뤄졌다. 하지만 국내 최정상급 실력을 과시해 US여자오픈 우승 기대감도 한층 높아졌다.

이정은6는 11일 제주도 엘리시안제주 컨트리클럽(파72·652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11회 S-OIL 챔피언십 마지막 날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종합계 15언더파 201타를 적어낸 이정은6는 동타를 이룬 김지현(26)과 연장전을 치뤘다. 다섯 번째 연장전에서 이정은6는 파 퍼트를 놓쳐 김지현에게 우승컵을 헌납해야 했다.

이정은6는 오는 7월 14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미국 뉴저지주 베드민스터 트럼프 내셔널 G.C.에서 열리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 출전한다. 초청 선수가 아닌 세계랭킹으로 당당하게 출전권을 획득했다.

국내 대회 2개를 쉬어야 하는 일정이라 고민은 많았지만 자신의 실력을 평가받겠다는 마음으로 출전을 결정했다. 이정은6는 “선배들이 LPGA 투어로 진출하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을꺼라 생각한다. 그 이유를 알아보고 싶다. 또한 LPGA 투어 선수들의 기량도 궁금하다”고 설명했다.

비록 우승 목전에서 좌절했지만 미국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워졌다. 시즌 11개 대회에서 우승을 포함해 8차례나 톱10에 오를 정도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정은6는 “US여자오픈의 8번째 한국 선수 우승자가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아버지 앞에서 우승을 일구지 못한 것은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이정은6의 아버지 이정호 씨는 장애인이다. 이정은6가 네 살 때 불의의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됐다. 장애인 탁구 선수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아버지 이 씨는 휠체어를 직접 끌며 딸의 경기를 지켜본다. 이정은6가 휠체어를 미는 모습은 대회장에서 간간히 화제가 되기도 했다.

첫 우승 때는 아버지가 계시지 않았다. 장애인 탁구 대회 출전으로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효녀’ 이정은6는 첫 우승 당시 “아버지에게 우승 영광을 돌리겠다”며 한참을 눈물 지었다. 이번에는 ‘숙원’을 푸는가 싶었다. 이 씨는 18홀 내내 딸의 경기를 지켜봤고, 버디가 나올 때마다 누구보다 큰 소리를 응원을 건넸다. 숨막히는 연장 승부를 펼쳤지만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딸의 고군분투를 지켜본 아버지에게 이정은6는 챔피언이나 다름 없었다.

2주 연속 우승에 도전했던 김지현2(26)는 최종합계 13언더파 203타로 단독 3위에 자리했다. 첫날 10언더파를 적어냈던 최가람(25)은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 단독 4위로 첫 우승 꿈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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