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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은 OCN의 진화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뱀파이어 검사’, ‘특수사건전담반 텐’, ‘신의 퀴즈’ 등 장르물 시리즈를 꾸준히 론칭하며 ‘영화 같은 드라마’를 내놓기로 유명했던 OCN. 100% 사전제작 혹은 80% 정도의 비중으로 사전제작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왔던 OCN이 ‘나쁜 녀석들’로 마니아 시청층을 넘어 대중의 관심을 소환하는 분위기다. 현실의 이야기건 허구의 스토리건 ‘믿고보는’ 김상중을 필두로 캐릭터 표현의 ‘갑’이라 불리는 마동석, 액션 카리스마의 진수를 보여주는 조동혁, 연기 변신에 끝이 없는 박해진, ‘녀석’의 아우라를 뽐내는 홍일점 강예원까지. ‘막강 캐스팅’을 완성한데다 OCN이 잘하는 퀄리티 높이기, 내공을 자랑하는 제작진까지 확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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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가 방송됐을 뿐이지만 ‘나쁜 녀석들’은 ‘마약 드라마’라고 불리고 있다. 각종 강력범죄를 저지른 이들을 모아 더 나쁜 악을 소탕하려는 강력계 형사 오구탁(김상중 분)과 나쁜 녀석들의 이야기를 그린 ‘나쁜 녀석들’. 조직폭력배 행동대장 박웅철(마동석 분),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이정문(박해진 분), 빈틈없는 청부살인업자 정태수(조동혁 분)로 구성된 나쁜 녀석들이 사회 악의 씨를 말려버리기 위해 정직중인 형사 오구탁(김상중 분)과 손잡은 이야기는 ‘텔링의 진수’를 구현하고 있다.
‘나쁜 녀석들’은 보통의 드라마가 갖는 패턴을 거부한다. 드라마가 보통 미니시리즈보다 짧게 편성된 이유도 있지만 내용을 전개하는 속도 또한 한 회 내에서도 엄청나다. 캐릭터 표현에 집중한 것은 첫회로 끝. 지난 11일 방송된 2회에서는 연쇄살인범의 실체가 누구인가를 두고 시청자로 하여금 수 차례 함정에 빠지도록 유도했다. 곳곳에 반전과 계략, 복선이 깔려있는 이 드라마는 한번 본 이상 끝까지 볼 수밖에 없도록 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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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녀석들’의 묘미는 저마다 다 다른 캐릭터의 향연을 즐기는 데서 비롯되기도 한다. 죄목을 열거하면 똑 같이 나쁘지만 표현 방식은 다 다른 캐릭터들은 어느 시선에서 드라마를 즐겨도 몰입을 높인다. 이날 방송된 ‘무법자’ 편에서는 비오는 날에만 벌어진 9명의 여성을 살해한 연쇄 살인범의 흔적을 찾기 위해 범행 현장을 찾은 ‘나쁜 녀석들’이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마다의 방식으로 수사를 시작했다.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는 연쇄살인범 박해진은 팀(?)내 ‘브레인’ 역할을 하고 있다. 자신의 경험을 빗대 살인을 사람들이 저지르는 이유를 분석하는 심리학자이기도, 사건 수사의 열쇠를 푸는 형사이기도 하다.
행동대장은 마동석이다. 헛다리 짚는 일이 많지만 그의 ‘실천 우선주의’ 행동 방식은 보는 이들에게 통쾌함을 안긴다. 이번 작전에 공을 세울 때마다 감형의 인센티브를 받는 ‘나쁜 녀석들’의 계약 조건에 따라 마동석과 극중 톰과 제리처럼 다투는 조동혁의 캐릭터는 ‘역대급 멋짐’을 보여준다. 배경음악과 딱 맞게 움직이는 그의 액션, 몇 마디 없는 대사를 살려내는 카리스마, 범죄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매끄러운 피부까지, 조동혁이 표현하고 있는 인물이 워낙 완벽해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어려운 진리도 쉽게 이해시키고 있다.
김상중의 연기 변신은 ‘나쁜 녀석들’의 전부라 할정도로 크다. 죽은 딸을 살려내기 위해 모든 걸 바치는 아버지(손현주 분)를 상대로 온갖 권력을 부리던 그가 이젠 딸의 원수를 갚기 위해 피도 눈물도 없는 형사가 됐다. 선을 위해 싸우는 인물이지만 클로즈업 된 화면에 담긴 김상중의 얼굴은 ‘나쁜 녀석들’을 능가하는 잔인무도함을 담은 악의 이미지라 더욱 묘한 긴장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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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이야기, 쫀쫀한 캐릭터를 구축했으니 퀄리티는 말할 것 없다. 영화 같은 촬영 기법,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는 OCN만의 노하우가 총동원된 ‘2014 완성형’의 느낌이다.
‘나쁜 녀석들’의 한 관계자는 “한정훈 작가는 천재라 불릴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주는 대본으로 연기의 희열까지 느끼게 한다. 김정민 감독의 연출까지 환상희 호흡이다. 지금 막바지 촬영에 돌입하고 있는데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생방송 드라마 촬영 시스템에 대한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대안이자 해법으로 제시된 것이 사전 제작이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고 바뀌는 부분도 중요했던 드라마의 특성상 사전 제작 시스템은 위험한 모험이기도 했다. 여건이 안 되는 현실이지만 된다하더라도 그만한 자신감을 안고 한편의 완성된 영화를 내놓듯 드라마를 방영하기가 무리수인 셈이다.
한 외주제작사 관계자는 “그런 의미에서 케이블 드라마, 특히 OCN에서 선보이고 있는 사전제작 드라마는 다른 작품과의 비교는 물론 자체 평가에서도 남다른 자신감을 갖고 있다. 지난해 숱한 장르물들이 지상파를 통해 선보였을 때 내로라하는 스타와 제작진이 뭉쳐 OCN 만의 입지가 위협받는 것은 아닐까 걱정되는 시선도 있었지만 그 트렌드에 거품이 꺼진 뒤 OCN이 내놓은 ‘나쁜 녀석들’은 그야말로 비교를 거부하는 ‘진짜’가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