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아프리카 최초 월드컵 4강...호날두, 눈물로 월드컵 작별

이석무 기자I 2022.12.11 02:33:11
아프리카 최초로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룬 모로코 선수들이 경기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P PHOTO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모로코에게 패한 뒤 그라운드에 쓰러져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AP PHOTO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아프리카 돌풍’ 모로코가 포르투갈마저 잠재우고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월드컵 4강 진출에 성공했다.

모로코는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앗수마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포르투갈과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1970년 멕시코 대회에서 처음 월드컵 무대를 밟은 모로코는 통산 6번째 출전만에 역대 최고 성적인 4강에 올랐다. 심지어 아프리카 국가가 4강에 진출한 것 자체가 처음이다. 그전까지 아프리카 국가의 최고 성적은 8강이었다. 그전에 1990년 카메룬, 2002년 세네갈, 2010년 가나가 8강까지 오른 바 있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에서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벨기에, 캐나다를 꺾었고 크로아티아와 비겨 2승 1무 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16강에선 ‘무적함대’ 스페인을 승부차기 끝에 누른데 이어 8강에선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의 포르투갈까지 잠재우고 새 역사를 썼다.

모로코는 조별리그 포함, 이번 대회 5경기에서 단 1골만 실점하는 완벽한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 1골도 캐나다전에서 허용한 자책골이었다. 상대에게 골을 직접 내준 것은 아직 한 번도 없다.

아프리카 최초의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룬 모로코는 잉글랜드-프랑스 8강전 승리 팀과 15일 알코르의 알바이트 스타디움에서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툰다.

반면 포르투갈은 사상 첫 월드컵 우승을 노렸지만 모로코의 돌풍에 막혀 8강에서 대회를 마감했다. 포르투갈의 역대 월드컵 최고 성적은 2006년 독일 대회에서 거둔 4위.

모로코는 유세프 엔-네시리(세비야), 하킴 지예흐(첼시), 소피앙 부팔(앙제)을 스리톱으로 내세운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반면 포르투갈은 스위스와 16강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신성 곤살루 하무스(벤피카)를 최전방에 두고 브루누 페르난데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주앙 펠릭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좌우 공격을 맡겼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무소속)는 2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예상대로 포르투갈은 끊임없이 두드렸고 모로코는 두 줄 수비를 세운 채 공격을 막아냈다. 전반 볼 점유율에서는 포르투갈이 62%대27%(경합 11%)로 월등히 앞섰다. 하지만 공격의 날카로움만 비교하면 모로코가 더 앞섰다. 모로코는 전반 슈팅 숫자에서 포르투갈에 7대5로 월등히 앞섰다. 유효슈팅도 2대1로 우위었다.

모로코의 위력적인 역습은 전반 42분 결실을 맺었다. 전반 42분 야흐야 아티야트-알라(위다드)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엔-네시리가 높이 솟구쳐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엔-네시리는 모로코 선수로는 최초로 월드컵 통산 3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포르투갈로선 골키퍼 디오구 코스타가 골문을 비우고뛰어나왔지만 공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함께 점프한 센터백 후벵 디아스(맨체스터 시티)가 공중볼 경합에서 밀린 것도 실패한 것도 아쉬웠다.

선제골을 허용한 포르투갈은 매섭게 반격을 펼쳤다. 하지만 전반 45분 페르난데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오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을 0-1로 뒤진 채 마친 포르투갈은 후반 6분 후벵 네베스(울버햄프턴), 하파엘 게헤이루(도르트문트)를 빼고 호날두와 주앙 칸셀루(맨체스터 시티)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줬다.

하지만 포르투갈은 후반에 총공세를 펼치고도 모로코 수비를 끝내 뚫지 못했다. 후반 13분 하무스의 헤딩 슛은 골대 오른쪽으로 벗어났다. 후반 19분 페르난데스의 오른발 슈팅도 골대를 살짝 넘겼다.

후반 추가 시간 호날두의 오른발 슈팅마저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에 막히는 등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았다.

모로코는 후반 48분 왈리드 체디라(바리1098)가 경고 누적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에 몰렸지만 남은 시간 리드를 끝까지 지켜 끝내 승리를 일궈냈다.

벤치를 지키다 후반 교체로 출전한 호날두는 이날 경기가 자신의 196번째 대표팀 경기였다. 이로써 호날두는 쿠웨이트의 바데르 알무타와와 함께 남자 축구선수 A매치 통산 최다 출전 기록 공동 1위가 됐다.

하지만 호날두는 부진한 활약으로 포르투갈의 탈락을 막지 못했다. 이날 경기는 호날두의 마지막 월드컵 경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호날두의 눈에는 눈물이 계속 쏟아졌다. 호날두는 손으로 연신 눈물을 닦으면서 동료들보다 먼저 경기장을 빠져나와 라커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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