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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보드는 25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기사에서 블랙핑크가 지난 16일 발매한 정규 2집 ‘본 핑크’(BORN PINK)가 미국에서 약 10만2000장의 판매고를 기록해 빌보드200 최신차트 정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빌보드에 따르면 ‘본 핑크’ 실물 음반 판매량은 약 7만5500장이다. 음원 스트리밍 횟수와 다운로드 횟수를 앨범 판매량으로 계산해 수치화한 SEA와 TEA 판매량은 각각 약 2만5000장과 약 1500장으로 집계됐다.
앞서 블랙핑크는 2020년 10월 발표한 정규 1집 ‘디 앨범’(THE ALBUM)으로 빌보드200 2위에 오른 바 있다. 이들은 이후 2년여 만에 낸 2집으로 K팝 여자 가수 최고 기록을 자체 경신하며 최초의 빌보드200 1위 걸그룹으로 등극했다. K팝 남녀 가수를 통틀어서는 보이그룹 방탄소년단, 슈퍼엠, 스트레이 키즈에 이은 4번째 1위 달성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는 “그동안 빌보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K팝 가수들은 모두 남자였는데 블랙핑크의 빌보드200 1위는 걸그룹의 진가를 확인시키며 K팝 포맷의 다양성을 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짚었다.
K팝 내에서만 화젯거리인 일이 아니다. 걸그룹의 빌보드200 1위 달성은 팝 시장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흔치 않다. 블랙핑크는 미국 걸그룹 대니티 케인 이후 약 14년 5개월 만에 빌보드200 정상에 오른 걸그룹으로 등극했다.
이에 더해 블랙핑크는 2집으로 영국 오피셜 앨범 차트에서도 K팝 걸그룹 첫 1위의 기쁨을 맛봤다. 양대 팝차트의 앨범 차트를 모두 석권하며 ‘글로벌 아이돌’로 성장했음을 확실하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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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인 팀 이미지와 음악의 결은 같은 기획사 출신인 빅뱅, 2NE1과 비슷한데 이는 그들의 음악 팬층과 라이트 음악 팬층까지 흡수하는 긍정적 효과로도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임진모 평론가는 “블랙핑크는 날이 서 있는 톡 쏘는 음악과 자유분방하면서도 통일성을 구현한 퍼포먼스를 선보인다는 점이 빅뱅의 스타일과 닮았다”고 평했다. 이어 “네 멤버 모두 서구인들이 선호하는 또렷한 이목구비를 갖췄다”며 “음악, 비주얼, 퍼포먼스가 모두 매력적인 팀”이라고 분석했다.
블랙핑크는 팀과 각 멤버, 그리고 앨범을 ‘명품화’하는 전략을 내세워 성장해온 팀이기도 하다. 2~3개월 만에 신보를 내는 ‘초고속 컴백’ 전략을 택하는 타 팀들과 달리 1년에 한 번 정도씩 힘과 물량을 쏟아부어 퀄리티를 높인 앨범을 내놓는 식으로 희소가치를 높여왔다. 팀의 앨범 발매가 적은 대신 각 멤버가 명품 브랜드의 앰버서더로 활동하는 등 셀럽으로서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는 데 노력을 기울이면서 영향력을 키우기도 했다.
블랙핑크는 오는 10월 15~16일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새 월드투어의 포문을 연다. 북미, 유럽,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각 도시를 돌며 총 150만 명 관객을 동원할 예정인 대규모 투어다.
블랙핑크 멤버들은 이날 소속사를 통해 “‘블링크’(팬덤명)들이 만들어준 영광의 순간”이라고 빌보드200 1위 소감을 밝히며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빌보드200 1위는 앞으로 블랙핑크가 해외에서 펼칠 활동에 더욱 탄력을 붙여줄 이력이 될 것”이라며 이들의 활동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