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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풍자·여성·MZ세대…눈에 띄는 변화의 바람[칸리포트]

김보영 기자I 2022.05.30 00:01:00
28일(현지시간) 저녁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사진은 폐막식 레드카펫 행사 현장. (사진=로이터)
[칸(프랑스)=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28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제75회 칸 국제영화제는 한국 영화들의 활약과 함께 조금씩 깨지는 유리천장, 거침없는 사회풍자가 특히 돋보였다.

이날 오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는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의 사회 풍자 코미디 영화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슬픔의 삼각형)가 최고 영예인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은 지난 2017년 열린 제7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주인공의 기상천외한 일상을 담은 예측불허 코미디 ‘더 스퀘어’로 황금종려상을 받은 후 또 한 번 황금종려상의 주인공이 됐다.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는 부유한 모델 커플이 초대된 호화 유람선이 좌초되고 유일하게 낚시를 할 줄 아는 청소부가 정점에 오르며 계급관계가 역전되는 코미디를 그렸다. 자본주의와 문화예술계의 계급성을 날카롭게 풍자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헤어질 결심’으로 경쟁 부문에 초청돼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도 경쟁작 중 가장 기대되는 작품으로 이 작품을 꼽기도 했다. 필름마켓 구매 경쟁도 가장 치열했다. 올해 출품작들이 다소 무거운 주제들을 어렵게 풀어낸 경향이 컸던 반면, ‘트라이앵글 오브 새드니스’는 유일하게 감독 특유의 유머와 위트를 살려 완성도와 재미까지 갖췄다는 호평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래픽=문승용 기자)
이번 제75회 칸 국제영화제는 심사위원단 9명 중 4명을 여성, 5명을 남성으로 구성한 점도 눈에 띄었다. 개막식 사회와 개막 선언을 여성이 맡는가 하면, 경쟁 부문 21편 중 여성 감독 영화가 5편 포함됐다. 이는 칸 영화제 최다 기록이다. 지난해 여성 감독인 줄리아 뒤쿠르노가 ‘티탄’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면, 올해는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 대상에 클레어 드니 감독이 ‘스타즈 앳 눈’으로 루카스 돈트 감독의 ‘클로즈’와 공동수상했다.

한국영화는 2019년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감독 봉준호) 이후 3년 만에 칸에 입성, 감독상(‘헤어질 결심’)과 남우주연상(‘브로커’) 2개 부문을 수상하며 새로운 기록을 썼다. 공식, 비공식을 포함해 한국 영화가 총 다섯 편이나 초청되는 등 ‘K무비 축제의 장’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한국 영화들의 현지 호응과 활약상이 돋보였다.

OTT 등 신문물에 배타적인 분위기를 보였던 칸이 올해는 짧은 영상에 익숙한 MZ세대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SNS 플랫폼인 ‘틱톡’, 비디오 게임 플랫폼인 ‘포트나이트’와 공식 제휴를 맺은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아울러 레드카펫에 틱톡의 콘텐츠 크리에이터들을 초청해 행사 참여 및 참여 영상을 틱톡에 공유하고 이용자들과 소통하게 했다. 실제로 구독자 530만명을 보유한 크리에이터 니케트 튜토리얼이 레드카펫에 오른 스타와 셀러브리티들을 환영하며 짧은 인터뷰를 진행한 것이 틱톡 내 실시간 영상으로 송출돼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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