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전쟁' 출격 김시우 "톱10이 목표지만 그리요보단 잘 칠래요"

김인오 기자I 2016.09.22 06:32:06
23일(한국시간) 개막하는 PGA 투어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하는 유일한 김시우. 그는 한국 선수 최초 신인왕에 도전한다.(사진=김시우)
[이데일리 김인오 기자] “새로 이사간 집에 적응도 하고 쉬면서 쌓인 피로를 풀었어요.” 준비는 끝났다. 마지막 결실만 남았다. 한국골프 영건 김시우(21·CJ대한통운)는 일주일의 꿀맛 같은 휴식기를 보내고 ‘최후의 30인’이 모이는 격전지 미국 조지아주로 날아갔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페덱스컵 랭킹 18위인 김시우는 23일(한국시간)부터 나흘간 조지아주 이스트 레이크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최종전 투어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총상금 850만 달러가 걸린 이 대회는 우승 상금 153만 달러 외에 페덱스컵 최종 1위에게 1000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이 주어진다. 꼴찌인 30위를 해도 한화로 1억원이 넘는 상금을 받을 수 있는 ‘머니게임’이다.

김시우는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했다. 올 시즌 윈덤 챔피언십에서 PGA 투어 첫 우승을 신고하더니 가파른 상승세로 플레이오프 1~3차전을 가볍게 통과했다. 성적 데이타로만 따지면 올해 세계에서 18번째로 골프를 잘 치는 선수가 됐다. 3차전 BMW챔피언십이 끝난 후 일주일 쉬어간 김시우와 전화 인터뷰로 투어 챔피언십에 임하는 각오를 들어봤다.

김시우는 약 한 달전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 대회를 앞두고 이삿짐을 쌌다. 2013년 PGA 투어 진출 이후 지냈던 LA에서 동부 댈러스로 거처를 옮겼다. 최경주, 노승열, 김세영 등 한국 선수들이 모여 사는 동네로 택했다. 가장 친한 선수인 대니 리가 옆집이다. 집 근처에 골프장이 즐비해 연습 환경은 최상이다. “LA에 살면서 외로움을 많이 느꼈다”는 김시우는 “내 집이 아닌 임대로 들어왔지만 왠지 친척들이 많은 곳에 이사온 느낌이라 마음이 편하다. 쉬는 동안 짐을 정리하고 대니 리 형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피로를 풀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자신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한다고 했다. 해외 투어 초청이 바로 그 척도다. 김시우는 11월 일본프로골프투어 대회 초청장을 받았다. 그는 “일본 선수인 마쓰야마 히데키가 ‘일본 투어에 초청할 테니 나를 봐서 출전해달라’는 제안을 자주 했었는데 기회가 빨리 찾아왔다. 다음 시즌이 개막한 후라 출전은 불투명하지만 기분 좋은 일임에는 틀림없다”며 “플레이오프가 마무리되면 일단 한국으로 들어가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할 계획이다. 좋은 모습으로 한국 팬들을 만난다는 생각에 벌써 설렌다”고 밝혔다.

김시우는 목전에 닥친 투어 챔피언십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개인의 영광이지만 한국을 대표한다는 생각에 어깨도 무겁다. 김시우가 플레이오프 최종 승자인 페덱스컵 랭킹 1위를 차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크지 않다. 대회에서 우승하고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과 2위 패트릭 리드(미국), 3위 애덤 스콧(호주), 4위 제이슨 데이(호주), 5위 폴 케이시(잉글랜드) 등이 하위권에 머물러야 가능한 얘기다.

세계 톱랭커들과 경쟁하는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김시우는 대회 목표를 톱10 입성으로 잡았다. 단, 조건이 있다. 신인왕 경쟁자인 에밀리아노 그리요(아르헨티나)는 반드시 넘겠다는 각오다. 그리요는 페덱스컵 랭킹 9위로 투어 챔피언십에 진출한 만만치 않은 선수다. 김시우는 PGA 투어가 21일 발표한 신인 랭킹에서 1위에 올랐다. 그리요는 2위다. 기록만 보면 박빙의 승부다.

김시우는 “한국 선수 최초 신인왕이고, 평생 한 번뿐인 수상이라 솔직히 욕심이 난다. 신인왕은 기록이 아닌 시즌 종료 후 선수들의 투표로 선정된다. 따라서 투어 챔피언십에서 강한 임팩트가 필요하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그리요를 반드시 이겨야만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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