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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 한국 여자U-20축구대표팀(감독 최인철)이 북중미의 난적 멕시코를 완파하며 한국축구 역사상 최초로 20세 이하 FIFA여자월드컵 4강에 올랐다.
한국U-20여자대표팀은 26일 새벽(이하 한국시각) 독일 드레스덴 소재 루돌프-하르비히 슈타디온에서 열린 멕시코와의 U-20여자월드컵 4강전에서 한 수 위 경기력을 선보이며 압도한 끝에 이현영(2골), 지소연 등의 릴레이포를 앞세워 3-1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여자축구는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각종 국제대회 도전사를 통틀어 최초로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청소년축구대표팀을 기준으로 봤을 땐 남자U-20축구대표팀이 1983년 멕시코 U-20FIFA월드컵에서 4강에 오른 이후 27년 만의 쾌거다.
이날 경기는 내용과 결과 모두 한국이 멕시코를 압도한 가운데 진행됐다. 한국은 잦고 빠른 패스워크와 한 수 위 체력을 앞세워 시종일관 멕시코의 위험지역을 공략했다. 정혜인의 중앙 침투와 이현영의 측면 돌파, 지소연의 발재간 등이 어우러지며 화려한 공격축구의 향연을 선보였다.
한국은 실속에서도 빛났다. 멕시코가 무려 14개의 슈팅을 난사하고도 유효슈팅이 2개에 그친 반면, 한국은 8개의 슈팅 중 절반인 4개를 상대 골대 안쪽으로 날려보냈고, 이 중 3개를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도 55%로 멕시코(45%)에 앞섰다.
이따금씩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하며 아찔한 위기 상황을 맞았지만, 수비수들의 적극적인 방어와 문소리 골키퍼의 선방이 어우러지며 단 1실점만을 허용했다. 멕시코 공격수들의 골 결정력이 다소 부족했던 점 또한 한국이 경기 주도권을 유지하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국 낭자군의 선제골은 전반14분에 나왔다. 상대 위험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지소연의 패스를 이현영이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해 골네트를 흔들었다.
이후 흐름을 장악하며 기세를 높인 한국은 전반28분에 터진 지소연의 추가골을 앞세워 점수 차를 벌렸다. 정혜인이 상대 수비진의 빈틈을 파고들다 얻어낸 프리킥 찬스서 키커 지소연이 멋진 오른발 인프런트킥으로 한 골을 보탰다. 이 골로 지소연은 이번 대회 6번째 득점포를 기록하며 독일의 포프(7골)에 이어 득점랭킹 2위에 올랐다.
후반22분에는 이현영의 쐐기골이 나왔다. 김나래가 후방에서 길게 밀어준 롱패스가 최전방에 있던 이현영에게 곧장 연결됐고, 골키퍼와 맞선 이현영이 이를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멕시코는 후반 들어 교체 투입된 고메스 준코가 후반34분에 시도한 슈팅이 우리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며 골대 안쪽으로 빨려들어가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 이상 추가골을 뽑아내지 못한 채 영패를 면한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4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U-20여자대표팀은 오는 29일 오후10시30분에 독일 보쿰에서 개최국이자 여자축구 최강국인 독일과 결승 진출 티켓을 놓고 한판 승부를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