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지난해 3월 18일 인천 서구에 있는 한 분식집에 앞에서 10대 B(14)군과 B군의 동생 C(12)군에게 “보육원에 가지 않겠느냐”고 말을 걸고 밀친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음주 상태였던 A씨는 C군에게 “이름은 뭐냐”, “어디서 왔냐”고 물었으며 “너희들 부모는 어디에 있느냐”고 계속 말을 걸었다.
이에 B군은 “그만하시라”고 했지만 A씨는 “어디 어른이 말하는데 싹수없이 XX하느냐”고 욕설했으며 형에게 가려는 C군의 옆구리를 손으로 밀쳤다.
길거리에서 이를 본 행인들은 A씨를 말렸으며 이 사이 B군 형제의 아버지가 나타나 A씨와 몸싸움을 벌였다.
길바닥에 넘어진 A씨는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지만 “저 사람이 아이들 보호자가 맞는지 확인해 봤느냐”며 “나는 폭행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처음에는 112에 신고하려고 했는데 부모인지 누가 와서 나를 제압해 못했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아이들이 미성년자여서 아무래도 ‘도와줘야 한다’는 생각을 술김에 했다”며 “나를 제압한 부모의 행동을 이해하고 아이들에게 무섭게 다가간 어른으로서 반성한다”고 했다.
다만 B군은 자필 진술서에 “동생을 데리고 빠져나오려고 했는데 A씨가 내 팔을 강하게 잡고 위협적인 말투로 욕을 했다”며 “내 팔도 쳤다”고 적었다.
검찰은 A씨가 B군과 C군의 팔뚝을 잡고 다른 장소로 데리고 간 것으로 보고 미성년자 약취 미수 혐의를 적용해 그를 기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팔을 잡거나 다른 곳으로 못 가게 제지한 행동은 두려움과 고통을 주는 행위이고 사회 통념으로 봐도 용납하기 어려운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면서도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없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검찰은 공소사실에서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팔뚝을 잡고 데려가려고 했다’고 했지만, 분식점 앞 폐쇄회로(CC)TV에는 그런 모습이 없었다”며 “폭행이나 협박으로 피해자들의 위치를 옮기려는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피고인이 분식점 앞에 있던 피해자들을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한 행위는 피해자들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피해자들을 붙들어 둔 시간이 3분 정도여서 생활 변경이나 보호자로부터 완전히 벗어나게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