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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재개할까'…촉각 곤두세우는 증시

이후섭 기자I 2018.04.27 15:04:28

문재인 대통령 언급에 철도·송전株 `급등`
개성공단 입주기업 동반 상승…건설·시멘트 부진
협상 진행경과 따라 주가 차별화…"구체화 여부 주목"

[고양=남북정상회담 특별취재팀 노진환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판문점 평화의 집 2층 회담장에서 남북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한국공동사진기자단.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 27일 국내 증시는 남북 경제협력주(株)가 주도하고 있다. 대북 철도·송전주(株)를 비롯해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오후 2시5분 현재 대아티아이(045390)는 전날대비 765원(24.52%) 오른 3885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호에이엘(069460)이 20% 넘게 오르고 있으며 서암기계공업(100660) 에코마이스터(064510) 현대로템(064350) 등도 10% 안팎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북 송전주로 분류되는 세명전기(017510) 제룡전기(033100)도 5% 넘게 오르고 있으며 광명전기(017040) 선도전기(007610) 등도 상승세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날 경기 파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정상회담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철도 관련 언급이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북한은 교통이 안 좋다는 말에 대해 “앞으로 북한과 남한이 철도로 연결되면 남북이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며 “그간 남북 관계의 맥이 끊어진 게 아쉽다”고 답했다.

좋은사람들(033340) 재영솔루텍(049630) 인디에프(014990) 신원(009270) 제이에스티나(026040) 등 개성공단 입주기업들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6년 2월 이후 중단된 개성공단의 재가동은 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도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다는 점에서 단기 성과가 가시화될 수 있는 남북경협주로 개성공단 관련주를 꼽고 있다.

반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급등세를 이어왔던 건설 업종은 조정을 받는 모양새다. 현대건설우(000725)가 15% 넘게 내리고 있으며 일성건설(013360) 남광토건(001260) 범양건영(002410) 현대건설(000720) 이화공영(001840) 등이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장초반 7%가 넘는 강세를 보였던 성신양회(004980)를 비롯해 현대시멘트(006390) 고려시멘트(198440) 아세아시멘트(183190) 한일시멘트(003300) 등 시멘트업체들은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하고 1% 안팎 상승에 머물러 있다. 쌍용양회(003410) 삼표시멘트(038500)는 하락 전환했다.

건설·시멘트 등 인프라 업종은 정부의 신북방정책에 따른 수혜가 기대됐다. 가장 먼저 북한의 인프라 및 기반시설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에서 남북경협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2차례 정상회담과는 달리 이날 회담의 남북 공식 수행원은 경제 분야가 포함되지 않고 정치·국방·정보 분야 등으로 한정됐다. 남북에 이은 북미 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차후 경협 문제가 언급되면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그간 남북경협주 주가가 기대감이 선반영돼 단기 급등한 만큼 향후 협상 진행경과에 따라 주가 차별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핵협상 개시 이후 비핵화 프로세스에 대한 합의와 이를 토대로 국제연합(UN) 제재가 해제돼야 북한과의 정상적 거래와 투자 가능할 것”이라며 “최근 국내 증시에서 나타나고 있는 과도한 주가 반응은 향후 협상진행 경과에 따라 선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남북경협주가 단기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실제 경협과 연관된 사업에 해당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나온다. 더불어 남북경협 산업은 초기에 한국의 대규모 투자가 불가피한 만큼 장기적인 투자 관점, 남북 경협의 구체화 여부, 실제 기업 이익 창출 여부에 대해 꼼꼼이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도 남북경협주 중 8개에 대해 투자경고 지정을 예고하는 등 경협주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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