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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최고 32도 폭염특보까지…올 여름도 작년만큼 덥나

박일경 기자I 2019.05.16 18:18:30

15일 광주 33도 넘어…16일도 32도 ‘폭염특보’ 지속
2008년 폭염특보 시행 후 가장 빨라…2년째 이례적
나흘 빨라진 특보…예년보다 2달 일찍 찾아온 한여름
이달 에어컨 판매량 급증…기상청, 여름방재대책 시행

전국적으로 30도 안팎의 때이른 무더위가 찾아온 16일 오후 더위에 열기가 피어오른 서울 세종대로 위를 시민들이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박일경 기자] 때 이른 폭염에 올 여름도 사상 최악의 무더위로 기록된 작년만큼 더울지 시민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이틀 연속 폭염주의보가 지속된 광주광역시는 지난 15일 서구 풍암동의 낮 최고기온이 33.1도까지 오른 데 이어 16일에도 32.2도까지 치솟았다.

광주의 폭염특보(주의보·경보)는 지난 2008년 6월1일 폭염특보 시행 이후 가장 빠른 발표다. 이전에 가장 빨랐던 폭염특보는 지난 2016년 5월19일 경기 동북부지역, 2017년 5월19일 대구광역시 및 경상도 일부지역에 난 기록이 있는데 이를 나흘가량 앞당긴 것이다. 특히 평균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덥다는 대구가 아닌 광주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2년 연속 폭염특보가 가장 빨리 발효된 점도 이례적이다.

이날 서울도 한낮 기온이 30도까지 오르는 무더위를 보였다. 그 밖의 지역 역시 △춘천 30도 △청주 30도 △대전 30도 △전주 30도 △대구 30도 등으로 평년(20~25도)보다 약 2~7도 높았다. 기온만 보면 7월 말에서 8월 초에 해당하는 한여름 날씨로 계절이 두 달 정도 빨리 찾아온 셈이다.

지난해 갑작스런 111년 만의 폭염에 미처 에어컨을 장만 못한 소비자가 몰리면서 주문이 폭주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하는 불편을 겪은 터라 미리미리 에어컨을 준비하려는 발걸음도 늘고 있다. 작년 8월1일 서울은 39.6도로 1907년 기상관측 개시 이래 가장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31.4일로 평년 9.8일의 3배 이상이었고 1973년 이후 최다였다.

통상 에어컨 판매는 기온이 오르는 6월부터 급증하지만 올해는 5월부터 증가세다. 전자랜드는 이달 1일부터 12일까지 판매된 에어컨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8%로 두 배 이상 급증했고 롯데하이마트는 1일부터 9일까지 에어컨 매출이 한 해 전보다 65% 증가했다.

기상청의 2019년 여름철 기후전망에 따르면 오는 6~8월 평균 기온은 여름철 동안 약한 엘니뇨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평년(23.3~23.9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여름철 전반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고온 건조한 날이 많겠고 후반에는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으로 무더운 날씨를 보일 때가 있겠다”고 내다봤다.

강수량이 평년(678.2~751.9㎜)과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관측되는 점도 걱정거리다. 엘니뇨현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했는데 비 온 뒤 기온이 한풀 꺾이는 경향을 감안할 때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으면 지표면이 식을 수 있는 날이 그만큼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미 기상청은 지난 15일을 기점으로 2019년 여름철 방재대책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폭염과 폭우 등 여름철 재난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사전 점검·대비해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열질환자 수는 4526명으로 이 중 사망자가 48명에 달해 2011년 이후 최다였다. 앞서 김종석 기상청장은 지난 13일 출입기자단과 정책간담회를 통해 “올 여름은 엘니뇨와 북극해 해빙 정도, 티벳고원 눈 덮임 등을 고려할 때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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