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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th SRE][WORST]실적 쇼크 겹친 한국항공우주

이명철 기자I 2018.05.16 15:24:42

갈 길 먼 연구개발사업…바짓가랑이 붙잡는 악재들

자료: 이데일리 SRE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방산비리 의혹과 분식회계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의 신용도 하향 압박이 지속되고 있다. 현안도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상황에서 실적 쇼크까지 겹쳐 이중고를 겪는 양상이다. 수리온 납품 재개와 사업 안정성은 긍정적이지만 수주 회복과 검찰 수사 불확실성 해소 전까지 신용도 리스크는 이어질 전망이다.

KAI는 27회 SRE 기업별 등급수준 적정성(워스트레이팅) 평가에서 총 33표를 얻어 17.6%의 득표율로 3위에 올랐다. SRE 워스트레이팅 평가에 처음 등장해 1위(26.6%)를 차지했던 전회 (26회)보다는 2계단 내려왔지만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응답자 중 현재 신용등급(AA-)을 올려야 한다는 응답자는 5표에 그쳤고 나머지 28표는 하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한국신용평가가 KAI의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하향 조정하면서 스플릿(신평사간 등급 차이)은 해소됐다. 그럼에도 여전히 업계에서는 지금보다 신용등급을 더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한국기업평가와 NICE신용평가는 지난해 12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하고 현재 수준의 신용 등급이 적정한지를 계속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해 회사가 발표했던 실적을 보면 영업손실 2089억원, 당기순손실 2352억원으로 전년대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말 잠정 집계했던 영업손실 919억원, 당기순손실 1503억원보다도 크게 악화된 수준이다. 영업손실이 예상과 1000억원 이상 차이가 난 이유는 이라크 기지 건설사업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460억원과 수리온 인도 지연 지체상금 320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5억 8000만달러(약 6300억원) 규모의 이라크 기지 건설사 업은 2015년 1월 계약 후 진행이 지연되면서 이번 결산에 지체 상금을 인식했다. 1조 7137억원 규모로 2013년부터 시작했던 수리온 2차 양산 프로젝트는 지난해 감사원 감리 결과에서 제기된 수리온 헬기 체계 결빙 등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11 월 납품이 재개됐지만 양산이 지체되면서 대규모 충당금과 지체상금을 설정하게 됐다. 다만 올해 4월 북미에서 체계 결빙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전해져 양산 관련 불확실성은 다소 해소된 상황이다. KAI의 작년 실적 쇼크는 보수적 회계처리를 반영한 영향이 크기 때문에 추가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의견이 지배 적이다. 우선 실적이 악화되면서 재무지표도 저하됐다. 2016년만 해도 16%에 달하던 매출액대비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율은 지난해 적자 전환에 따라 마이너스(-) 3.9%로 급감했다. 순차입금은 6662억원으로 전년대비 40%가량 증가했다. 부채 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각각 71%포인트, 10.1%포인트 상승한 178%, 28.4%로 집계됐다.

앞으로 영업수익성이 회복세를 보일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해 검찰 수사 등에 따른 수주 위축으로 매출 감소와 고정비 부담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수주잔고는 약 18조원으로 풍부한 수준이지만 완제기 비중은 2016년 초 8.1%(약 1조 5000억원)에서 작년 말 5.1%(9200억원)으로 줄었다. KF-X처럼 장기 연구개발사업 관련 수주액 비중이 큰 반면 중단기 영업실적 을 낼 물량은 줄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고등훈련기 교체나 인도네시아의 KF-X 개발 참여 등 후속 사업도 모니터링이 필요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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