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 현직 법무부 장차관 나란히 법정 서나?

하상렬 기자I 2021.02.02 18:53:59

檢, 2일 '사건 무마 의혹' 경찰관 소환 조사…이용구 차관 소환 임박
법조계 "운전 기사 말 사실이라면, 100% 기소"
박범계 법무부 장관 후보자, '패스트트랙 폭행' 재판 앞둬
朴, 현직 장관 최초 피고인 유력…장차관 동시 피고인 현실화

[이데일리 하상렬 기자] 택시 기사 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이용구 법무부 차관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가 임박한 가운데, 수사 결과 기소가 이뤄진다면 특정 정부 부처 장차관이 동시에 법정에 서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게 돼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지난 22일 오전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이동언)는 이날 이 차관 폭행 사건을 무마했다는 의혹을 받는 담당 경찰관을 소환해 조사했다. 앞서 지난달 27일 검찰은 서울 서초경찰서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서초서는 지난해 11월 6일 이 차관이 변호사일 당시 택시 기사를 폭행한 사건을 최초 담당했던 경찰서로 이 차관 폭행 사건 무마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25일엔 이 차관 폭행 의혹 핵심 증거인 ‘블랙박스’ 복구 업체 관계자 A씨를 참고인으로 불러 영상 복구 과정 등 사실관계를 확인했다. 이처럼 수사팀이 해당 수사에 속도를 내면서 조만간 이 차관에 대한 검찰 소환조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차관과 달리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패스트트랙(Fast-Track·신속처리안건) 폭행 사건’으로 이미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재판장 오상용)는 오는 3월 2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박범계 법무부 장관 등 더불어민주당 전·현직 의원 및 관계자 10명에 대한 공판기일을 진행한다.

박 장관은 지난 2019년 4월 26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등을 패스트트랙 처리 법안으로 지정하는 문제로 여야 간 몸싸움을 벌이는 과정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의원 및 관계자를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박 장관은 또 다른 재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12일 사법시험존치를위한고시생모임 이종배 대표는 박 장관이 과거 사법시험 존치를 요구하는 고시생들에 대한 폭행 의혹을 부인했다며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고 이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허인석 부장검사)에 배당된 상태다. 추가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박 장관과 수행 비서를 고시생들을 폭행했다며 특수폭행 혐의로 고발했다.

박 장관은 현직 장관 최초로 법정에 피고인 신분으로 서게 된다. 지난 1999년 부인의 ‘옷 로비 사건’으로 기소된 김태정 전 법무부 장관과 지난해 딸의 입시비리 의혹 등으로 법정에 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무부 장관 피고인’ 사례로 언급되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전직’이었다.

박 장관에 이어 이 차관마저 택시 기사 폭행 혐의 등으로 기소된다면 사상 초유의 피고인 신분 정부 부처 장·차관이 탄생하게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법조계에서는 이 차관의 기소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지금까지 알려진 수사 상황을 보면, 주·정차 상태도 아니었기 때문에 100% 기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한 김한규 변호사는 “변속기를 ‘D(Drive·주행)’에 놨다는 운전기사의 말이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 분명한 주행 중 폭행이므로 기소 사유에 해당한다”면서 “상호 합의를 했다고 하지만, 정식 재판으로 넘겨져 가벼운 처벌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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