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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테마주의 `쓸쓸한 말로`…추락한 박근혜株

이명철 기자I 2016.12.06 14:59:30

친인척 관계 EG·대유그룹株, 두달새 주가 ‘뚝’
정치인 테마株, 악재에만 반응…투자 조심해야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최순실 사태’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 추진이 가시화되면서 조기 대선을 겨냥한 정치인 테마주가 널뛰기 장세를 반복하고 있다. 문재인, 반기문, 이재명 등 유력 대선 주자들과 직·간접 연관이 있는 종목들에 투자가 몰리는 상황이다. 반면 2012년 대선 당시 높은 관심을 받았던 박근혜 테마주는 소리 없이 주가가 꾸준히 내리며 쓸쓸한 조기 레임덕을 함께 맞는 것으로 나타났다.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 박근혜 친인척 테마주로 부각됐던 종목들은 EG(037370), 대유에이텍(002880), 대유신소재(현 대유플러스(000300)) 등이다. EG의 경우 박 대통령 친동생인 박지만씨가 회장으로 있는 회사다. 남매간 불편한 관계는 차치하더라도 대통령 당선에 따른 직접 수혜가 점쳐지면서 1만~2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2012년 8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대유그룹은 2011년말 박영우 회장이 박 대통령의 조카사위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가가 껑충 뛴 적이 있다.

이들 주식은 대선이 끝난 후 박 대통령의 직간접 수혜가 가시화되지 않으면서 안정적 하향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올해 10월 최순실씨의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지고 박 대통령 입지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 유력 정치인 테마주 급등세에 가려져 부각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 주가가 급락하고 있는 것이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EG 주가는 10~11월 두달새 39% 가까이 떨어졌다. 10월24일까지만 해도 8% 이상 급등했지만 같은날 최순실씨의 타블렛PC가 발견됐다는 보도 후 이틑날 박 대통령이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약 20% 급락했다. 박 대통령을 둘러싸고 검찰 수사와 탄핵 추진이 이어지면서 이달 들어서도 4% 가량 하락세다. 대유그룹의 대유플러스와 대유에이텍 역시 18% 가량 주가가 떨어졌다. 그룹 계열사로 편입된 후 올 7월 상장한 대유위니아(071460) 역시 11.5% 내렸다. 아가방컴퍼니(013990), 보령메디앙스(014100) 등은 박 대통령이 저출산·고령화 대책을 주창하면서 정책 수혜주로 분류된 경우다. 수천원대에 머물렀던 주가는 2012년께 대선 이슈가 불면서 크게 올랐다. 중국 진출 기대감으로 지난해 큰 폭의 등락을 경험하고 안정세를 찾는가 싶더니 아가방컴퍼니와 보령메디앙스 주가는 10~11월 각각 18.9%, 21%씩 하락했다.

정치인 테마주는 뚜렷한 실적 개선 요인 없이 기대감만으로 급등하며 악재가 발생할 때도 영문도 모른 채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정치인 테마주에 편입됐던 한 업체 IR 담당자는 “정치인과 친인척 관계가 있다고 기업에 특혜가 주어지는 것도 아닌데 괜한 기대감에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보는 경우가 많다”며 “회사 자체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는 것이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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