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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만 내수 성장 `마이너스`…완성車, `내수절벽` 위기 가시화

송승현 기자I 2020.09.01 17:27:52

8월 총 57만3279대 판매…전년比 10.3% 감소
개소세 혜택 축소 이후 첫 내수 위축…"소형車 타격"
코로나 국내 재확산…내수 10만대 붕괴 위기 우려
"선제 대응 없으면 車 부품사 재차 위기 빠져"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난 7월 축소된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에 따라 내수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완성차 업계에서는 사실상 개소세 약발이 끝났다고 입을 모은다. 이와 더불어 국내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일어나면서 내수 시장이 더욱 얼어붙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다만 해외판매는 회복세에 있다.

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사(현대자동차(005380)·기아자동차(000270)·쌍용자동차(003620)·르노삼성자동차·한국지엠)는 지난 8월 총 57만3279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10.3%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내수 11만1847대, 해외판매 46만1432대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각각 5.6%, 11.4% 줄었다.

올해 초부터 이어진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완성차 업계를 뒷받침한 것은 내수였다. 특히 정부가 지난 3~6월 개소세 3.5% 인하 혜택을 꺼내 들면서 내수가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1~2월 완성차 5개사 내수시장 성장률은 마이너스였지만, 개소세 인하 혜택이 시작된 3월 9.2% 증가로 올라선 이후 개소세 혜택 막바지인 6월에는 41.2%로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상반기 세계 10대 자동차 시장 가운데 한국만이 유일하게 내수 판매가 증가했다.

하지만 기존 개소세 인하 혜택이 지난 7월부터 70%에서 30%로 낮아지면서 내수 시장이 얼어붙기 시작했다. 개소세 70% 인하 혜택이 주어진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내수 판매는 계속해서 전년보다 증가했다. 6월엔 개소세 인하 혜택 막차를 타기 위한 수요가 쏟아지면서 41.2%까지 늘었다. 개소세 인하 혜택이 종료된 지난 7월에도 그 여파가 이어지면서 10.1% 증가했지만 지난달엔 -5.6%를 기록하며 6개월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였다.

특히 2030세대가 주로 찾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준중형 세단 등이 개소세 혜택폭 인하에 직격탄을 맞았다. 준중형 세단의 부활을 알린 현대차의 아반떼는 지난달 5792대 판매에 그치며 전월 대비 절반 가량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아울러 쿠페형 디자인으로 올 초 꾸준한 인기를 누렸던 르노삼성차의 XM3는 2달 연속 2000대 미만을 팔며 자존심을 구겼다.

완성차업체 중 가장 심각한 타격을 입은 곳은 르노삼성차다. 르노삼성차는 XM3 인기에 힘입어 지난 3월부터 꾸준히 1만대 판매를 돌파하며 내수 시장에서 점유율 3위를 굳건히 했지만, 지난 7월 이후 최하위를 기록했다.

현대차 역시 7월 7만7000여대에서 한 달만에 5만4000여대로 전월 대비 2만대 이상 판매량이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자칫 지난 1~2월 내수 10만대 선이 붕괴됐던 상황이 또 다시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소세 혜택 인하폭 축소에 따른 영향이 큰 중저가 차량에서 판매량이 급격히 빠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내수 부진이 올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나마 해외판매가 점차 안정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외 판매는 46만1432대 판매해 감소폭이 전년 대비 2%포인트(p) 줄었다. 7월에 43만9590대 판매, 13.1% 감소했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한국지엠이 지난 7월 이후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해외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현대·기아차는 지난 6월 이후 적은 폭이나마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국내와 마찬가지로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양상을 보이고 있어,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소비절벽이 우려대로 나타나고 있다”며 “정부에서 선제적으로 개소세 인하 혜택폭을 다시 늘리는 등 조치해주지 않는다면 코로나 초기 자동차 시장 위축으로 부품 업체들이 도산 위기에 빠지는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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