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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인보사 성분 안 변했다는 건 그들의 주장일 뿐"

강경훈 기자I 2019.04.02 17:12:09

회사, 상업화 위한 서류 준비하면서 STR 분석 진행
2004년 초기 개발 때는 없던 분석법
식약처, 유전자치료제 STR 의무화 검토 중
'규제 강화될라' 업계 우려 현실화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가 인보사 판매중단 기자간담회에서 사과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세계최초 퇴행성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케이주’(이하 인보사)의 판매중단과 관련해 허가취소 가능성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보사는 사람 연골세포에 성장인자(TGF-β1) 유전자를 넣은 형질전환세포가 주성분이다. 코오롱생명과학(102940)은 연골세포 성장을 돕기 위해 보조적으로 주입하는 형질전환세포가 연골세포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고 허가를 받았지만 신장에서 유래한 세포로 형질전환세포를 만들었다는 게 밝혀져 판매가 중단됐다.

회사 측은 “형질전환세포 약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신장세포에서 성장인자를 분리정제해 연골세포에 삽입하는데 분리정제가 미비해 신장세포 일부가 혼입된 것으로 추정한다”며 “세포실험·동물실험·임상시험·상업화 등 모든 개발 단계에서 동일한 성분을 사용했기 때문에 안전성과 유효성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감독기관인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회사 측의 주장이 맞는지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석연 식약처 바이오생약국장은 “회사 측의 주장만 있는 상황이라 이게 맞는지를 밝힐 필요가 있다”며 “그 후 검증 결과에 따라 표시사항 변경부터 허가 취소 후 재허가 신청 등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 측은 인보사 제조에 이용되는 세포가 허가와 다른 것으로 밝혀진 이유는 2004년 개발 당시보다 발달한 분석법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2004년에는 유전자 분석 결과 신장유래세포의 특성은 나타나지 않은 대신 연골유래세포의 특성이 나타나 그렇게 믿었다는 것이다. 인보사 제조에 쓰이는 형질전환세포는 2004년 미국 바이오릴라이언스가 처음 만들었다. 그 후 이를 다른 공장에 전달해 각각 배양과정을 거쳐 약을 만든다. 충북 충주 인보사 전용공장에서 만드는 형질전환세포도 2004년 바이오릴라이언스가 처음 만든 것을 또 다른 위탁생산업체가 대량으로 만든 것을 받은 것이다. 이에 대해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미국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현지에서 임상3상을 진행하면서 이후 상업화 허가신청을 위한 자료를 만들던 중 STR분석을 했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어떤 자료를 요구할지 몰라 일단 만들 수 있는 자료는 모두 준비하자는 의도에서 최신 분석법인 STR분석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STR분석은 단기염기서열반복분석법으로 특정 염기서열을 통해 관련성을 찾는 방법이다. 친자확인에서도 STR분석이 쓰인다.

업계에서는 인보사 쇼크로 제약바이오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지 않을까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우석 코오롱생명과학 대표도 지난 1일 기자회견에서 “인보사 사태를 계기로 규제가 필요하다거나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가 있어야 한다는 논리의 장을 제공하게 되지 않을까 두렵다”고 말했다. 하지만 업계의 우려대로 규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식약처는 유전자치료제에 대해 STR검사를 의무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지만 STR 검사 의무화에 대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할 때 STR 분석 자료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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