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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사제폭탄 용의자는 피해 교수 학과 대학원생…"범행 도구 발견되자 자백"(종합2보)

김보영 기자I 2017.06.13 23:00:20

警, CCTV 분석·주거지 인근 범행 사용 장갑 발견
용의자 김씨, 범행 부인하다 장갑 발견되자 자백
학점·취업 원한 아냐…범행 동기 파악 중

13일 오전 8시 34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479호에서 발생한 폭발 사건에 사용된 커피 텀블러로 제작한 사제폭탄. (사진=서울지방경찰청)
[이데일리 김보영 기자]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서울캠퍼스 공학관에서 사제폭탄이 터져 교수 1명이 부상을 입은 사건과 관련, 폭발물을 제작해 설치한 용의자가 사건 발생 12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13일 오후 8시 23분쯤 이 학교 기계공학과 김모(46) 교수의 연구실 문 손잡이에 커피 텀블러로 만든 사제폭탄을 설치한 혐의(폭발물 사용)로 김모(25)씨를 긴급 체포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김 교수 소속 학과 대학원생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범행발생 장소인 공학관 건물과 인근 주거지 주변의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이날 오전 김씨가 가방을 메고 두 차례 김 교수 연구실 주변을 이동하는 장면을 발견했다고 설명했다. 또 A씨 주거지 주변에서 폭발물을 만들었을 때 사용하고 버린 장갑을 확보, 이를 토대로 추궁한 결과 그가 범행을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경찰은 일각에서 김씨가 학점이나 취업과 관련해 김 교수에 불만을 품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해 “학교 내에 잠시 떠돈 소문일 뿐이며 아직 원한 관계 등 범행 동기는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선을 그었다.

경찰은 폭발물 제조에 쓰인 물건 등 범행 도구 일부와 노트북, 스마트폰 등도 김씨 자택 수색 과정에서 발견해 압수, 증거로 확보했다고 전했다.

앞서 경찰은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제1공학관 479호 연구실 내 ‘택배물이 폭발해 교수가 다쳤다’는 112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사고를 당한 김 교수는 목에 1도 화상, 가슴·손·오른팔 등에 2도 화상을 각각 입고 인근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 정도가 경미해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 관계자는 “이날 오전 신원 불상의 누군가가 김 교수 연구실 문 앞에 상자가 든 종이 쇼핑백을 문고리에 걸어두고 갔다”며 “김 교수가 쇼핑백을 연구실 안으로 가지고 들어간 뒤 상자를 꺼내 내용을 확인하려는 과정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목격자들은 “택배 상자를 열었더니 갑자기 폭발했고 작은 나사와 못들이 튀어나오는 광경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이날 오전 제1공학관 건물 입구 및 사고 발생 지점인 4층 연구실 복도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건물 안에 있던 학생들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찰 당국은 경찰특공대와 폭발물분석팀, 서울지방경찰청 과학수사팀 등 70여명의 인력 및 폭발물 탐지견을 현장에 투입해 현장 감식 작업을 진행했다. 군 역시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위험성폭발물 개척팀(EHCT) 인력 20명을 현장에 파견보냈고, 국가정보원 테러정보통합센터(TIIC)에서도 인력이 급파됐다.

경찰 등이 폭발사건 현장에 남겨진 잔해를 수거해 1차 분석을 마친 결과 상자 안에 들어있던 폭발물은 커피 텀블러 속에 폭발 촉매와 나사못 등을 채워놓은 사제폭탄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자세한 범행 동기와 경위, 범행 수법 등에 대한 수사를 거친 뒤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13일 오전 8시 34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제1공학관 건물 내 상자 폭발 사고로 공학관 건물 출입이 통제되자, 건물 안에 있던 관계자 및 학생들이 건물을 빠져나오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13일 오전 8시 34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신촌캠퍼스 제1공학관 건물 내 택배 상자 폭발 사고가 발생해 폭발물탐지견이 투입되고 있다. (사진=김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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