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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 “부동산 집중 대응”…21일 취임(종합)

최훈길 기자I 2020.08.19 21:28:56

청문회 종료, 20일 보고서 채택 전망
“文 부동산 감독기구에 적극 참여”
“미성년자 불로소득·편법 증여 검증”
“전광훈 탈루 혐의 확인시 엄중 처리”

김대지 국세청장 후보자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거래과정의 변칙적 탈세 등에 조사 역량을 집중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시스 제공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김대지(53·행시 36회) 국세청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오는 21일 취임할 전망이다. 김 후보자에 대한 위장전입 등 부동산 관련 논란이 불거졌지만 낙마할 정도의 결정적인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에 적극 참여하고 부동산 탈세를 엄단하겠다고 밝혀, 부동산 관련 전방위 대응을 시사했다.

“부동산 변칙적 탈세에 조사 집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19일 밤 김대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마무리하고 20일 전체회의에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안건을 처리하기로 했다. 경과보고서 안건이 처리되면 김 후보자는 21일 오후에 취임할 예정이다.

미래통합당 간사인 류성걸 의원은 통화에서 “처제가 후보자의 부동산을 차명 보유했다는 의혹이 완전히 해명했다고 볼 수 없어 미흡했던 것은 분명하다”며 “경과보고서가 내일 기재위 전체회의 안건으로 올라갈 텐데 보고서 문구에 우리 의견이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 내일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부동산 탈세 대응에 뚜렷한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자는 “민생침해 탈세, 진화하는 신종 역외탈세, 부동산 거래과정의 변칙적 탈세 등에 조사 역량을 집중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부동산시장 감독기구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시장 관리 방안의 하나로 감독기구 설치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기구 설립안이 보다 구체화 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해 조치하겠다. 탈세 의심자료가 제출되면 이를 확인하고 세무조사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0일 “부동산 대책의 실효성을 위해 필요시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기구는 국토부, 국세청, 금감원, 지자체, 한국감정원 등의 기관을 하나로 묶는 부동산시장 전담 상설기구가 될 전망이다.

현재 국세청은 부동산거래탈루대응태스크포스(TF)를 가동 중이다. 서울지방국세청은 8·4 공급대책 택지공급 예정 지역, 중부지방국세청 및 인천지방국세청은 제3기 신도시 예정 지역, 대전지방국세청은 세종시 주택을 점검 중이다. 국세청, 국토교통부, 경찰청은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를 점검해 이달 말까지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김 후보자는 “주택정책 기본은 투기 소득을 근절하고 실수요자를 보호하고 주거·주택시장 안정이 최우선”이라며 “(국세청은) 성실히 조세 부과를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부동산 거래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해 세무 검증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후보자는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미성년자 불로소득 및 아파트 편법 증여에 대한 대응을 주문하자 “준비를 내부적으로 해보겠다”며 “충분히 검증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광재·정일영·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소득 없는 은퇴 실거주자들에 대한 과세이연(세금 납부 연기) 필요성을 제기하자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전두환 추적…고액상습체납 엄정 대응”

특히 김 후보자는 “악의적 고액 체납자가 재산을 은닉하면서 호화·사치생활을 누리는 일이 없도록 철저한 현장 추적조사와 해외 징수공조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자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 관련해 “탈루 혐의가 있는지 없는지 체크해보겠다”며 “탈루 혐의를 확인해보고 있으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19일 전 목사에 대한 손해배상 등 구상권 청구를 언급한 데 이어 세무조사도 추진될 전망이다.

김 후보자는 양향자 민주당 의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체납 세금 추징에 대해 묻자 “다양한 자료가 내부에 있어 이를 분석하고 추적하고 있다”며 “고액 상습 체납자에 엄정하게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 전 대통령은 양도소득세 등 31억원을 체납해 국세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에 포함된 상태다.

김 후보자는 정성호 민주당 의원이 ‘세무실적을 위해 서민들을 쥐어짜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하자 “명심해서 진행하겠다”며 “취임하면 일선 현장을 많이 다니며 소통하겠다”고 답했다. 이어 “어려운 영세사업자, 소상공인이 세무조사로 불편을 겪지 않도록 세심하게 운영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후보자는 “법인세 감소 영향 등으로 올해 6월말 기준으로 11조원(국세) 정도가 부족하다. 양도세, 증권거래세 등 자산 관련 세금은 기대했던 것보다 많이 들어오고 있다”며 “하반기에 코로나19 가 어떻게 극복되는지, 경제 상황에 따라 변동 요인이 있지만 추경 3번을 거친 올해 예산을 달성하도록 (세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장전입 송구…부끄럽게 생각”

이날 김 후보자는 과거 위장전입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김 후보자는 캐나다 파견을 다녀온 2009년에 서울 잠실동 아파트로 이사했으나 배우자와 딸의 주소지를 이전 거주지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로 유지했다. 유경준 통합당 의원은 김 후보자가 딸을 강남 8학군 내 중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한 위장전입이라며 ‘서민 코스프레(흉내내기)’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김 후보자는 “잠실로 주소를 옮기니까 (딸의) 학교 적응을 걱정해 부모된 입장에서 엄마는 주소를 조금 늦게 옮겼다”며 “위장전입을 해 송구스럽다.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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