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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비행기·철도 예약 증가…방역당국 초긴장

박순엽 기자I 2020.04.29 17:02:45

오는 30일부터 최장 6일간의 ‘황금연휴’ 시작
KTX 일부 매진에 제주행 항공편 예약도 늘어
방역 당국 “연휴 기간 여행 자제해달라” 촉구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부처님 오신 날’을 시작으로 최장 6일간 ‘황금연휴’가 예고되면서 방역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장기간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에 지친 많은 시민이 봄나들이에 나서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 탓이다.

이 때문에 당국은 이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지켜달라고 당부하고 있지만 비행기와 철도의 예약이 급증하는 등 나들이객의 대이동이 예상돼 방역지침이 잘 지켜질지는 미지수인 상황이다.

‘황금연휴’를 앞둔 29일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가 승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황금연휴’ 이동에…KTX 일부 매진, 제주행 항공편 증가

오는 30일 ‘부처님 오신 날’부터 다음 달 5일 ‘어린이날’까지 이어지는 6일간의 연휴 동안 제주를 비롯해 부산, 여수, 강릉 등 주요 관광지로 향하는 사람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한국교통연구원이 2000가구를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전체의 38.5%에 달하는 이들이 이번 연휴에 이동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국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보니 많은 사람이 국내여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번 연휴 기간 여행을 위해 국내선 비행기나 열차를 예약한 이들의 수는 예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지만,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주말 평균보다는 확연히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레일에 따르면 연휴 기간 KTX 전체 예매율은 50%대, 특정 시간대엔 열차 다수가 매진됐다. 연휴가 시작되는 29일 오후와 30일 오전 서울에서 부산·여수·목포·강릉 등으로 가는 KTX 표는 이미 예매가 끝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코레일 측은 객차를 추가로 연결해 혼잡스러운 상황을 막고, 입석 판매를 중지하는 등의 예방 조치를 벌일 계획이다.

아울러 항공사들도 모처럼 예약이 늘면서 제주로 향하는 비행기 수를 늘리고 있다. 2~3월 사이 줄어든 운항편수를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린 항공사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연휴 기간 전국 각지에서 제주로 향하는 항공편의 예약률은 대부분 50%가 넘고, 최대 90%에 이르는 항공편도 있다”고 설명했다.

부처님 오신 날을 시작으로 이어지는 ‘황금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서울역 승차권 발매 현황판에 대부분의 지역이 ‘매진’으로 표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방역 당국 초긴장…코로나19 우려에 여행 방식도 변화

방역 당국은 이 같은 움직임에 긴장하고 있다. 황금연휴 기간 수많은 이들이 전국 각지로 이동하면서 코로나19가 자칫 확산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앞서 지난 25일엔 대구 10대 남성이 해병대 입대 전 부산의 클럽, 주점 등을 방문한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집단 감염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정부는 연휴 기간 여행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9일 “5월 5일까지 이어지는 사회적 거리 두기에 따라 가능한 한 모임과 행사, 여행 등을 자제해달라”고 밝혔다. 연휴 기간 18만여명이 방문할 것으로 추정되는 제주도는 오는 30일부터 발열감지 기준을 종전 37.5도에서 37.3도로 내리는 등 입도 절차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코로나19를 우려하는 분위기는 감지된다. 숙박·여가 플랫폼 ‘야놀자’가 연휴 기간 예약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예약 숙소로 ‘펜션’(47%)이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휴 기간엔 전체의 7% 수준이었던 펜션 예약률이 40%p 이상 급증한 셈인데, 다른 사람과의 접촉을 피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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