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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 이사는 지난해말 기준 넥슨 지주사 NXC 지분을 67.49% 보유하고 있다. 부인 유정현씨는 지분 29.43%를 보유한 2대 주주다. 나머지 지분 중 두 딸이 각각 0.68%를 가지고 있다.
NXC는 국내 증시에 상장하지 않은 기업으로 지분 가치는 산정되지 않아 정확한 상속세 규모를 특정하기는 어렵다.
상속세법에 따르면 상속재산이 비상장주식일 경우 평가기준일 전후 6개월(증여재산의 경우 3개월) 이내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한 거래가액 등으로 시가를 인정해 평가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김 이사가 NXC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했을 때 약 10조원의 기업 가치가 거론됐는데 이를 활용해 대략 추정할 수 있다. 해당 지분 가치를 감안할 경우 10조원에 최고세율 50%, 최대주주 지분 할증까지 적용받아 상속세만 6조원 수준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부동산과 현금자산까지 고려할 경우 실질적 전체 상속세 규모는 6조원보다 많을 가능성이 크다. 김 이사가 형성한 자산의 절반 이상이 세금으로 빠져나가게 되는 것이다.
기업의 높은 상속세 부담은 기업 주식 매각 등 경영권 위협 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이에 상속세를 개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사망으로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 일가가 12조원 규모의 상속세 부담을 지기도 했다.
현재 상속세는 상속총액을 기준으로 과세하는 유산세 방식인데 최근 이를 상속 받는 개인별로 세금을 책정하는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된 바 있다.
그렇다면 만약 상속세 부과방식이 현행 유산세가 아닌 유산취득세로 전환됐다면 김 이사의 지분에 대한 상속세도 달라질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현재 세율에서는 변함이 없다. 현행법은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인 50%를 적용하는데 개인별로 세금을 책정하더라도 상속분이 30억원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아 동일하게 최고세율을 적용받게 되기 때문이다.
상속법에 따르면 별도 유언이 없을 경우 배우자와 두 자녀는 각각 3대 2대 2의 비율로 상속하게 돼 있다. 해당 비율을 적용하면 배우자가 약 4조3000억원, 자녀가 각각 2조9000억원을 상속하게 된다.
유산세 방식은 전체 10조원 규모에 상속세율을 계산한다면 유산취득세는 각자의 상속분에 과세표준에 따른 세율을 적용해 계산한다. 과세표준이 30억원을 초과하면 최고세율인 50%가 적용되는데 상속 재산 규모가 큰 만큼 유산취득세와 유산세 방식에서의 차이가 미미하다.
상속세율을 낮춰야 상속세 부담이 줄지만 정부는 최근 이에 대한 반대 입장을 국회에 전달하며 유산취득세 전환과 최고세율 인하 등 개편이 중장기 과제로 넘어갔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상속제도는 대주주가 사망할 경우 회사 자체를 위태롭게 하는 안 좋은 제도”라며 “기업 주식에 할증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에 투자한 사람에게 오히려 더 낮은 세율을 적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다만 상속세 ‘할부’는 가능하다. 정부는 지난해 세법 개정을 통해 상속세를 나눠 낼 수 있는 기간을 기존 5년에서 10년으로 늘렸다. 일반적으로 상속세는 상속개시일부터 6개월이 속한 달의 말일까지 신고 납부해야 하는데 상속세 부담이 큰 납세자가 연부연납을 신청하면 분납이 가능하다.
상속자들이 회사를 매각하지 않고 상속세를 낸다고 가정할 경우 수조원의 상속세를 10년간 총 11회에 거쳐 납부할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 역시 분납을 결정하고 지난해 2조원 가량의 상속세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