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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좌절딛고 꽃 피운 XM3…"한국적 차량이 곧 세계적 차량"

송승현 기자I 2020.04.02 17:34:12

XM3 인포테이먼트 시스템 담당 이상종 팀장
"초기 SM6 지적 뼈아파…한국 소비자 위한 설계"
SKT와 협업한 T맵 최초 도입…"운전자 일상까지 고려"

XM3 설계를 담당한 이상종(왼쪽) 멀티미디어&커넥티비티팀장과 이정호 차량성능파트 수석연구원이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르노삼성중앙연구소에서 XM3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이데일리 송승현 기자] “가장 한국적인 차량이 세계적인 차량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맞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총괄한 이상종 멀티미디어&커넥티비티 팀장은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르노삼성중앙연구소에서 갖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XM3의 인기비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지난달 9일 출시된 XM3의 돌풍이 거세다. 사전 계약 12일 만에 5500대를 기록한 데 이어 한 달이 채 안 되는 시간 안에 누적계약대수 1만7000대를 돌파했다. 특히 이 중 최상위 트림은 TCe 260 RE 시그니처의 비중이 전체 계약의 74%에 달하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RE 시그니처 트림이 타 트림들과 차별되는 점은 XM3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세로형 9.3인치 디스플레이가 기본적용 된다는 점이다. 그만큼 XM3의 인기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한몫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좌절을 양분삼아 태동한 XM3…한국적인 차량 지향

이 팀장는 XM3를 한 번의 좌절에서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절치부심해 만든 회심의 역작이라 평가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 2016년 3월 중형 세단 SM6를 출시했다. 심플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이미지로 SM6는 날개 돋힌 듯 고객들의 선택을 받았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1년여 동안 품질 이슈에 시달렸다. 중심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었다. 에어컨을 비롯한 모든 조작이 디스플레이로만 이뤄졌기 때문에 운전 중 조작할 수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팀장은 “SM6는 조작하는 재미가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라는 의도로 만들어졌지만, 큰 패착이었다”며 “지금은 문제들이 다 해결됐지만, 돌이켜보면 한국 소비자들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고백했다.

르노삼성차는 프랑스 자동차 회사 르노가 본사인 만큼 기본적으로 유럽인들의 성향에 맞게 설계된다는 아쉬움이 있다. XM3는 설계 단계부터 르노삼성차 직원을 르노 본사에 파견해 조작하는 것을 즐기는 한국 소비자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XM3에는 공조장치를 다이얼 방식으로 변환해 소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한 차례 쓴맛을 본 멀티미디어팀에서는 차량 출고 후 매일 고객들의 애로사항을 점검하고 반영하는 문화가 생겼다. 단적인 예로 후륜 서스펜션으로 ‘토션빔’을 사용했는데도 XM3의 승차감이 좋다는 호평이 그것이다. 출시 초기 SM6의 다소 좋지 않은 승차감의 원인이 토션빔 사용에서 기인했다는 오명을 벗기 위해 차량성능파트 연구원들은 프랑스·일본 각지에서 서스펜션 튜닝만을 위해 1년 반이라는 시간을 투자했다.

XM3 설계를 담당한 이상종(왼쪽) 멀티미디어&커넥티비티팀장과 이정호 차량성능파트 수석연구원이 2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르노삼성중앙연구소에서 XM3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국내 최초 ‘커넥티드 T맵’ 도입…“운전자 중심 설계”

애플의 아이폰은 인터페이스 설계가 사용자 친화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 번 사용해보면 사용하기 편해 이른바 ‘아이폰 추종자’들을 만든다. 르노삼성차가 목표하는 것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아이폰’이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멀티미디어팀은 XM3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설계 당시 ‘매뉴얼을 보지 않고도 조작할 수 있는 시스템, 운전자 친화적인 시스템’을 철학으로 삼고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SK텔레콤과 협력해 스마트폰에서 사용되는 T맵을 그대로 차량 내비게이션에 이식한 ‘커넥티드 내비’를 도입했다.

T맵은 길 안내의 정확성과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한 경로 반영으로 인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압도적인 비율로 선택하는 내비게이션이다. 스마트폰이 일상생활에 뗄 수 없는 전자기기라는 점에서 T맵을 도입한 XM3는 운전자들의 일상생활과 전면적으로 연결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무엇보다 다른 자동차 브랜드와 달리 XM3의 T맵은 실시간 교통 정보를 반영할 수 있는 현재까지 유일한 내비게이션이다.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를 도입한 것도 운전 중 길 안내의 직관성이 절실한 운전자들을 위한 르노삼성차의 고집에서 비롯됐다. 가로형 디스플레이는 보기에는 넓어보이지만, 내비게이션 상에서는 필요하지 않은 측면 부분들이 많이 노출된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세로형 디스플레이는 필요한 전방 경로 정보를 더 풍부하게 볼 수 있다.

아울러 헤드업 디스플레이 대신 10.25인치 맵 인(Map-in) 클러스터를 선택한 것도 차량에서 일상을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XM3만의 맵 인 클러스터는 내비게이션을 계기판 디스플레이로 옮기고, 주 디스플레이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차량 디스플레이의 사용성이 더욱 풍부해지는 셈이다.

르노삼성차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 특히 열선과 통풍시트가 디스플레이 조작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운전 중 조작하기 어렵다는 아쉬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 팀장은 “지금도 소비자들의 목소리들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매일 1시간씩 관련 사항들에 대한 진척을 점검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지적하는 부분들은 추후 자동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반드시 보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XM3 설계를 담당한 이상종(왼쪽에서 두 번째) 멀티미디어&커넥티비티팀장과 이정호 차량성능파트 수석연구원이 XM3 인포테이먼트 시스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르노삼성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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