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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안했지만, 기여도는 있다'…조국 딸, 논문 특혜 공방전(종합)

남궁민관 기자I 2020.04.22 20:16:54

공주대 대학원생 석사논문에 제3저자 등재
지도교수 "논문 초록 관련 연구 참여 없었다"
인턴 확인서 발급 관련해선 "후회했다" 증언
다만 "국제학회 참석" "물갈이 등 기여" 옹호도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모씨가 공주대에서 인턴으로 근무하던 당시 제3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 초록과 관련 실제 기여 한 바 없다는 공주대 관계자들의 법정 증언이 나왔다. 검찰이 제기한 논문 특혜 의혹에 힘이 실렸다.

다만 이들은 조씨가 인턴으로서 연구실 일을 도운 것은 사실이며, 이에 논문 초록에 제3저자로 이름을 올린 것 역시 “허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밝혀 공방의 여지를 남겼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사진=연합뉴스)


◇조국 딸, 논문 초록 제3저자 특혜 논란…“연구 안했다”

김광훈 공주대 생물학과 교수는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2부(재판장 임정엽) 심리로 열린 정경심 동양대 교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조씨가 제3저자로 등재된 논문 초록 작성에 기여 한 바가 “전혀없다”고 밝혔다.

앞서 조씨는 2009년 당시 공주대 대학원 석사과정이었던 최모씨 석사논문 초록에 제3저자로 등재됐다. 검찰은 정 교수와 서울대 동창인 김 교수가 정 교수의 부탁들 받고 조씨가 특혜를 받은 것으로 봤다.

또 검찰은 정 교수가 이같은 허위 내용이 담긴 인턴 경력 확인서 4장을 김 교수에게 받아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 기재하고, 서울대 의학전문대학원 등 입시에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김 교수는 먼저 인턴 경력 확인서 4장에 대해 묻는 검찰의 질문에 “‘생각 없이 그냥 도장을 찍었구나’ 후회했다”, “그냥 다른 누가 DNA 연구할 때 (조씨는) 옆에서 구경하고 허드렛일 했는데 내가 너무 좋게 써줬다”고 답하는 등 기간이나 내용에 과장됐거나 허위 사실이 다수 포함됐음을 인정했다.

특히 논란이 된 논문 초록과 관련 제3저자로 등재된 조씨가 실질적으로 참여한 사실을 묻자 “없다”고 답했다. 또 해당 논문을 일본학회에서 포스터 발표할 당시 조씨가 작성 및 수정 보조를 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고등학생인 조씨가 직접 관여해 무엇을 할 능력은 없었을 것은 분명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해당 논문의 제1저자 최씨는 논문 초록에 조씨를 제3저자로 등재할 당시 조씨를 한 번도 본적 없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검찰은 최씨 논문의 영문 초록을 제시하면서 “2009년 5~6월께 조씨를 처음 봤다고 진술했는데 이 영문 초록이 완성된 시기는 같은 해 3월 30일이고 초록이 일본학회에 보내진 건 4월께다. 조씨를 만난 적 없는 시기 맞나”라고 묻자 최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최씨는 조씨를 제3저자로 등재하게 된 것은 김 교수의 결정이었다며 “김 교수가 ‘영어를 잘 하고 일본 학회에 같이 가고 싶어 한다. 그런데 아무런 조건 없이 동행할 순 없다. 홍조식물을 배양하는 일을 도와준 거로 해 학술 포스터에 이름을 기재하고 같이 가는 게 어떠냐’고 물었다”며 이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국제학회 직접 서고, 인턴 일하며 1~5% 기여해”

다만 이들은 조씨가 논문 초록 제3저자로 등재될 자격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김 교수는 조씨가 논문 초록에 기여하지 않았더라도 일본학회에 직접 참석한 만큼 제3저자 등재를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1저자도 아니고 제3저자로서 허드렛일을 했고, 일본학회 발표장에 서있었다”며 “고등학생에게는 참석이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학생들에게 정말 성실하지 않으면 절대 안 데려간다고 늘 말했었고, 아들도 생물학을 공부하지만 그만큼 성실하다 생각하지 않아 데려가 본 적 없다”며 “조씨의 성실성을 최소한 어느 정도 인정했기 때문에 국제학회에 데려간 것”이라고 증언했다.

최씨 역시 “일본학회 이후 조씨는 나와서 (어항 물갈이 등) 일을 한 것에 대해 기여했다고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어항 물갈이는 쉬워 보일지 몰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이다. 기여도를 전체 비율로 여쭤보신다면 그게 실험의 기초가 되는 것이고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어서 1~5% 정도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교수의 다음 공판기일은 4월 29일 10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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