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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마다 전대 주자 업고…” 구도 묘한 한국당 원내대표선거

김미영 기자I 2018.11.19 17:17:50

강석호·김학용 뒤에 김무성…유기준-황교안 ‘짝짓기’…나경원-정우택 ‘교감설’
“잠재적 당권주자들, 원내대표선거 영향…대표-원내대표 러닝메이트 같아”

한국당 의원총회 모습(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가 내년 2월말3월초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맞물리면서 영향을 받고 있다. 원내대표 주자로 뛰는 의원들이 차기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이들을 한 명씩 업고 초반 레이스를 뛰는 형국이다.

19일 한국당에 따르면, 다음날 12월11일로 임기가 끝나는 김성태 원내대표의 후임자리를 놓고 강석호, 김영우, 김학용, 나경원, 유기준, 유재중 의원 등이 물밑 경쟁을 벌이는 중이다.

이 가운데 3선의 강석호, 김학용 의원은 김무성 의원과 가까워, 김성태 현 원내대표와 함께 이른바 ‘무대계’(김무성계)로 꼽힌다. 김무성 의원 본인은 전대 출마설에 거리를 두고 있지만, 보좌진은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다만 비박근혜계에 복당파인 김무성 의원과 무대계 의원이 각각 대표, 원내대표에 모두 나설 경우 ‘복당파 독식’이란 비판을 피할 수밖에 없다. 원내대표선거를 먼저 치러야 하는 측근 의원들이 김무성 의원의 당권 도전 가능성 언급을 꺼리는 것도 이러한 배경으로 읽힌다.

비박계로 분류돼온 4선의 나경원 의원은 중도표를 근간으로 친박근혜계 표를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 중이란 게 당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실제로 최근 친박계인 정우택 의원, 윤상현 의원이 각각 주최한 토론회에 얼굴을 보이는 등 친박계와의 접촉면을 늘리고 있다. 한국당 한 관계자는 특히 “나 의원이 전대 출마가 확실시되는 정우택 의원을 등에 업고 친박 표를 얻고 있다”고 했다. 여기에 최근 친박계인 김태흠 의원이 당 의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복당파는 전면에 나서지 말라, 친박 중진들도 자중하라”는 취지로 주장했는데, 실상 복당파, 친박 중진 모두에 속하지 않은 나 의원을 밀어주려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친박계 4선인 유기준 의원은 황교안 전 총리를 치켜세우며 ‘짝짓기’ 시도 중이다. 유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 등을 통해 잇달아 황 전 총리를 두고 “황무지 복판에 있는 당을 경작지로 바꾸기 위해 돌도 캐고, 나무도 베어내고 비료도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유 의원은 황 전 총리와 박근혜정부에서 호흡을 맞췄으며, 황 전 총리에 입당 및 전대 출마를 권유해왔다.

이에 대해 한국당 한 관계자는 “두 선거가 가깝게 치러지다보니 ‘원내대표는 누구, 대표는 누구’ 이러한 구도로, 전대 주자들이 원내대표선거를 흔드는 모양새”라며 “러닝메이트가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 아닌 대표와 원내대표 후보 같다”고 꼬집었다.

한편 원내대표선거가 임박하면, 계파별 후보 단일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박계에선 강석호, 김학용 의원과 역시 김영우(3선) 의원이, 친박계에서 유기준, 유재중(3선) 의원 등이 각각 교통정리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 의원은 중립을 표방하며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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