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는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로, 북한이 공식 매체 대신 조선신보를 통해 우회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선신보는 13일 ‘조선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한미연합훈련’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돼 무너져내리는 등 (남북관계가) 예민한 때에 한미연합훈련이 강행되면 조선(북한)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며 이 같이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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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은 이미 저들의 무능력과 무책임성으로 인해 북남관계의 경색국면을 초래하고 있다”며 북측이 지난 6월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방치를 이유로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등 ‘단호한’ 조치를 취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이 매체는 또 “한미연합훈련은 조선반도 지역 정세를 피할 수 없이 격화시키는 요인”이라면서 “미국과 남한이 훈련을 강행하면 ‘8월 전쟁설’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압박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예민한 때에 강행되는 미남 합동군사연습은 기필코 조선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며 잠자는 범을 건드릴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남합의보다 한미동맹이 우선인 남조선 당국의 위험천만한 군사대결 소동으로 경색된 북남관계는 이제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파국 상태로 치닫게 됐다”며 “그 결과는 동족을 모해하고 대결의 대상으로 삼았던 배신자들이 전적으로 책임지게 될 것”이라고 거듭 경고했다.
다만 북한은 이번 한미연합훈련 실시와 관련해 이날까지 조선신보를 통해 우회적으로 경고했을 뿐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에 대해 “예견된 북한 반응”이라면서도 “최근 대남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북한이 우회 비난으로 그칠지 아니면 이를 대남 비난을 재개하는 기회로 삼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동시에 “최근 코로나19 방역, 수해 등으로 내치에 주력하고 있는 북한 당국이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 군 당국은 오는 16일부터 28일까지 연합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예년에 비해 규모는 대폭 축소하기로 알려졌다. 연합훈련의 사전연습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은 지난 11일부터 실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