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제작사 오디컴퍼니가 한국을 넘어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위대한 개츠비’ 등 5개의 신작을 바탕으로 뮤지컬 본고장인 미국 브로드웨이와 영국 웨스트엔드에 입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7일 서울 강남구 스튜디오159에서 열린 ‘오디컴퍼니 비전 및 글로벌 신작 발표회’에서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는 “뮤지컬 산업은 예술과 비즈니스가 결합되지 않으면 지속되기 힘들다”며 “오리지널 작품을 제작해 원천 IP 홀더로서 국내를 넘어 전 세계 다양한 국가로 확장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오디컴퍼니는 국내서 굵직한 작품들을 히트시키며 국내 뮤지컬 산업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나인’ ‘타이타닉’ 등 실험적이고 파격적인 작품뿐 아니라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스위니토드’ ‘데스노트’ 등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을 선보였다. 내년 20주년을 맞이하는 ‘지킬앤하이드’는 누적 공연횟수 1700회, 누적 관객수 185만명을 동원하며 뮤지컬 역사상 유례없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오디컴퍼니의 주요 작품들은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유수의 시상식에서 대상, 작품상을 비롯해 총 54개의 상을 수상했다. 2020년 뮤지컬 분야 최초로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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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대표가 글로벌 진출의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는 두 가지는 ‘글로벌’과 ‘오리지널’이다. ‘글로벌’은 작품의 전 세계적인 확장을 의미하며 ‘오리지널’은 자체 제작 콘텐츠를 뜻한다.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오리지널 작품 3개 이상을 제작해 공연 회사로서 기업 가치 10억 달러(1조원)를 달성하겠다는 원대한 목표도 세웠다.
1986년 웨스트엔드에서 개막한 ‘더 팬텀 오브 더 오페라’는 누적 매출액 약 7조8000억원(2017년 기준)을 기록했고,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개막한 ‘라이온 킹’은 누적 매출액 약 10조53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한국에서도 이런 작품이 나오지 말란 법은 없다는 게 신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회사를 처음 설립했을 때부터 핵심 가치는 ‘작품의 완성도’였다”며 “한순간도 이 가치를 놓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오디컴퍼니는 향후 5년 내 국내와 브로드웨이에서 완성도 높은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위대한 개츠비’와 ‘일 테노레’는 본격적인 프로덕션 단계에 돌입했다. ‘위대한 개츠비’는 F.스콧 피츠제럴드의 고전 명작이 원작으로 1920년대 아메리칸 드림의 허상을 다룬다. ‘일 테노레’는 예술가이자 의사였던 실존인물 이인선의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캡틴 니모’와 ‘피렌체의 빛’ ‘어거스트 러쉬’ ‘위더링 하이츠’ ‘나는 리처드가 아니다’ 등의 작품도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위대한 개츠비’는 2024년 브로드웨이 입성이 목표다. 짜릿한 재즈와 팝의 조화, 화려한 파티를 통해 1920년대를 표현했다. 특히 시대를 관통하는 ‘사랑’과 ‘꿈’을 좇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가 오늘날에도 울림을 줄 것으로 기대했다.
“‘위대한 개츠비’와 ‘일 테노레’ 모두 꿈과 목표를 향한 인간의 이야기예요. 이러한 서사에 보편성과 예술성을 확보한다면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작품이 될 거라고 확신해요. ‘위대한 개츠비’는 100년 전 이야기이지만 사람을 타락시키는 돈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 등은 현재에도 유효하죠. 무대에서 자신의 내면을 노래하는 개츠비의 모습은 멋진 그림이 될 거예요.”
‘닥터 지바고’의 경우 브로드웨이에 진출했지만, 오프닝 공연 이후 2주 만에 막을 내리는 아픔도 겪었다. 신 대표는 이같은 경험이 더욱 단단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초석이 됐다고 부연했다. 그는 “수많은 작품들이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브로드웨이까지 입성을 한다는 건 험난한 일”이라며 “막연한 꿈과 목표는 아니다.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크리에이터 팀이 서로 믿고 이끌어주면서 화학작용이 정말 좋았고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그는 언젠가 한국 뮤지컬계에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얻길 바라고 있다. 오디(OD)컴퍼니라는 사명도 ‘새로운 공연예술의 문을 연다’(Open the Door)라는 의미다. 신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오리지널 뮤지컬로 승부할 것”이라며 “선배로서 후배들의 (해외 진출)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