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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군' 잃은 靑3실장·9수석 전원, 黃대행에 '일괄사표'(종합)

이준기 기자I 2017.03.13 20:20:17

비서·안보·경호 등 3실장 포함 수석급 이상 12명
정무라인은 사표 수리..정책-외교안보은 유임?
외교·안보 쌍끌이 위기..'전원 재신임' 가능성도

사진=연합뉴스 제공
[이데일리 이준기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전날(12일) 청와대에서 퇴거함에 따라 청와대 참모진의 운명도 금명간 판가름난다.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박흥렬 경호실장을 비롯해 수석급 이상 비서관 12명의 참모진은 13일 형식상으로 보좌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일괄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참모진 일부 또는 전원이 재신임을 받는 형식으로 거취가 정해질 공산이 크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13일 통화에서 “한광옥 실장과 9명의 수석비서관은 오늘 오전 회의를 열어 일괄사표를 내기로 중지를 모았다”며 “황 권한대행에게 이미 사의를 표명했으며, 재신임 여부를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는 “김관진 실장과 박흥렬 실장도 별도로 황 권한대행에게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참모진은 지난해 12월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황 권한대행 보좌로 역할이 조정됐다. 그러나 실제 황 권한대행이 기존의 총리실과 국무조정실의 보좌에 전적으로 의지해왔던 만큼 큰 역할은 담당하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좌에 더 충실했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옛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의 퇴거로 참모진의 역할도 사실상 끝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참모진 전원의 사표를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대세다. 5월 장미대선이 코앞에 다가온 데다,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압력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 등 안보·경제 쌍끌이 위기가 덮친 상황에서 잔뼈가 굵은 ‘참모진’을 잘라내는 데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교안보·정책라인 등 자신을 꼭 보좌할 필요가 있는 참모들을 제외하고 홍보·정무라인 정도만 사표를 선별 수리할 가능성이 먼저 제기된다. 실제 박 전 대통령도 지난해 10월28일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해 참모진 전원의 사표를 받았으나 비서실장과 정무·민정·홍보수석만 교체하고 정책라인은 모두 유임시킨 전례가 있다.

다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황 권한대행이 참모진 전원을 유임시킬 공산이 더 크다. 정부 관계자는 “차기 정부는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업무를 봐야 하는 급박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며 “인수인계 차원에서라도 참모진의 사표를 전원 반려하고 재신임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이르면 내일(14일) 최종 거취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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