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 가치제고 요구 거부…"주주서한 계기로 오해 번져"

전재욱 기자I 2019.07.31 17:38:03

31일 KB운용 주주서한에 답변
"배당보다 성장 위한 투자에 역점…지금도 마찬가지"
"라이프스타일 사업 정리 요구는 유감"
"프로듀싱 회사와 합병 법적으로 어려워"

[이데일리 전재욱 기자] 행동주의 펀드의 타깃이 됐던 에스엠이 결국 경영개선 요구를 전면 거부했다.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은 검토하겠다는 수준에 그쳤고 비주력사업 정리나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개인회사 합병 등에 대해서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에스엠은 31일 ‘문화 강국을 향한 쉼 없는 도전’ 주주서한 답변서에서 KB자산운용이 요구한 △이수만 총괄프로듀서 개인회사 합병 △비 연예기획 사업 정리 △배당 실시 등 세 가지 사항에 대해 사실상 거부의사를 표명했다.

에스엠은 라이크기획과 거래 중단 및 합병 요구에 대해 “프로듀싱이 차지하는 중요성과 역할을 간과해 잘못 인식한 탓”이라고 노골적으로 비판했다. 라이크기획은 이수만 총괄프로듀서가 지분 전부를 가진 회사다. 에스엠이 이 회사에 지급하는 수수료는 최근 19년 동안 965억원이다. KB자산운용은 에스엠이 이 회사를 합병하면 이 자금이 이익으로 잡히므로 기업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에스엠은 라이크기획은 법인 형태가 아니기 때문에 법률적으로 합병이 성립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에스엠은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통해 H.O.T, S.E.S부터 보아,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샤이니, EXO, 레드벨벳 등에 이르는 글로벌 스타와 컨텐츠를 배출했다”며 “핵심적 요소인 프로듀싱 계약을 갑작스럽게 종료하거나 변경하는 것은 자칫 에스엠의 글로벌 영업중단 및 사업 경쟁력 손상 등을 야기할 것”이라고 항변했다.

에스엠은 적자를 지속하는 호텔 및 요식업과 관련한 라이프스타일 사업 정리 요구에 대해서도 “매우 유감”이라며 반발했다. 에스엠은 “이 사업은 엔터테인먼트와 관광, 레저로 연결돼 중단기적으로 투자와 인큐베이션이 필요하므로 단기 성과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문화와 케이 팝 세계진출 목적을 점진적으로 달성하고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에스엠은 “다만 경영성과가 단기로 미흡한 점 등을 충분히 인식하고 사업을 개편 및 조정하기 위해 검토 중”이라며 “전문성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2015년 연 코엑스아티움은 중단할지 검토 중”이라며 “단순히 적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사업 중단을 고려해야 한다면 재고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에스엠은 배당 요구에 대해 “회사는 미래를 향한 계속적인 성장을 위해 투자에 역점을 뒀기 때문에 배당 정책을 시행하지 않았다”며 “그런 필요성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미래 성장을 위한 재투자와 회사 이익의 주주 환원을 조화하는 배당이나 자사주매입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에스엠은 주주서한의 대부분을 기업가치 제고 방안 보다는 행동주의로 인한 피해를 걱정하는데 할애했다. 에스엠은 “사실과 다르거나 크게 왜곡된 기사가 생성돼 확산하고 있고, 회사 명예를 훼손하는 악의적 비방이 계속되고 있다”며 “신인도 하락은 회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임직원 자긍심에 상처를 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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