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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러시아 석유재벌 "서방, 히틀러에게 했던 같은 실수 반복"

방성훈 기자I 2022.03.24 17:26:58

"현 우크라 상황, 2차대전 이어지던 당시와 유사"
"히틀러에 저항 않으면 괜찮다는 생각, 수억명 목숨 앗아"
"같은 실수 반복중"…직접 개입 않는 서방 우회 비판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서방 지도자들은 과거 히틀러에 했던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전 러시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는 23일(현지시간) CNN방송 인터뷰에서 “현재 우크라이나 상황과 제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졌던 상황에 유사한 점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러시아 석유재벌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 (사진=AFP)


그는 “과거 서방 지도자들은 히틀러를 화나게 하는 것이 두렵다고 했다. 그리고 그들이 저항하지 않으면 결국엔 히틀러가 멈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실수는 수억명의 목숨을 앗아갔고, 지금 같은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이나 유럽,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개입하기를 꺼려하고 있는 현 상황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다. 이와 관련, 호도르코프스키는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부패 덕분에 도움을 받고 있다. 러시아 지상군의 수준 이하의 모습은 나에게 큰 놀라움을 선사했다”고 강조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과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치적으로 대립했던 인물이다. 그는 러시아 최대 석유회사 유코스의 최고경영자(CEO)를 출신으로 한때 러시아 최고 갑부였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에게 정치적으로 도전했다가 탈세·횡령·돈세탁·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03년부터 2013년까지 투옥생활을 했다. 출소 후엔 해외로 도피해 지금까지 망명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서방이 러시아 과두정치인들을 제재한 것과 관련해선 “그들이 푸틴에게 실질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하는 건 어처구니 없지만, 푸틴을 계속 지지하는 인물들이 위험하긴 하다”고 평했다.

그는 “푸틴에게 실제로 영향을 끼치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과두정치인은 아니지만, 그들은 푸틴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도구”라며 “그들이 푸틴을 비난하고 전범이라고 인정한다면 모를까, 그들은 여전히 푸틴에게 의존하고 여전히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호도르코프스키는 이달초 프랑스 언론 인터뷰에서 “푸틴이 이길 수 없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켜 자신의 몰락을 재촉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당시 그는 우크라이나 침공은 “자살행위”라며 “키이우와 하르키우를 점령해도 우크라이나에서 이길 수 없다. 스스로 종말을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정권은 빠르진 않더라도 1~2년 정도면 분해될 것”이라며 “종말은 경제 붕괴와 함께 올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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