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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문일답]텐트처럼 펼쳐 뚝딱···5일만에 코로나 중환자 병상 만든다

강민구 기자I 2021.01.07 17:16:19

KAIST 연구팀, 중환자용 이동형 음압병동 개발
기존 음압병실 비용 20% 수준으로···모듈화 설계
음압 병상이나 선별진료소로 신속 변형·개조 가능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한 음압 병상 부족 사태가 심화되는 가운데 5일만에 설치 가능한 이동형 음압병동이 개발됐다. 개발한 병동은 기존 병실, 컨벤션센터, 야외 주차장 등 빈땅만 있으면 텐트처럼 어디든 설치할 수 있어 병상 부족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 뉴딜사업단은 이동형 음압병동을 개발하고, 한국원자력의학원 주차장에 설치해 15일까지 시범 운영에 들어갔다.

연구팀은 음압 환경을 만들기 위해 독자적인 기기인 ‘음압 프레임’을 설계하고 이를 ‘에어 텐트’와 연결하는 모듈형 구조에 접목해 최소한의 구조로 안정적인 음압병실을 구축하도록 했다. 기본 유닛과 모듈의 가격과 부피도 줄여 효율적인 제작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통상적으로 기존 음압병실은 병실 1개당 3.5억원, 병동 구축에 50억원이 소요된다. 이번에 개발한 이동형 음압병동은 병실 1개당 7500만원, 병동 구축에 10억원으로 20% 수준으로 예산을 줄일 수 있다. 부피도 기존 음압 병동의 25%, 무게는 37% 수준이다. 사전제작기간 14일, 병동모듈과 설치까지 20개 병상을 1주 이내에 구축 가능하다.

남택진 KAIST 교수는 “기존 병원 병상 안에 유닛을 설치해 음압병실로 만들거나 중환자실 1개 병상을 음압병상으로 만들 수도 있다”며 “선별진료소, 음압병상을 빠르게 개조해 활용할 수 있다”고 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이동형 음압병동 외경.(사진=한국과학기술원)
아래는 남택진 한국과학기술원 산업디자인학과 교수, 조민수 한국원자력의학원 비상진료부장과의 일문일답.

-실외 설치 등 공간 제약은 없나.

△다양한 공간에 적용 가능하다. 현재 한국원자력의학원에 설치된 곳도 야외 주차장이다. 실내체육관, 컨벤션센터, 주차장, 주차타워 등에 설치할 수 있다. 기존 병실을 음압화하고 중환자 병실 모듈로도 바꿀 수 있다.

-음압 성능은 확인했나.

△음압 수치를 확인한 결과, 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실시간으로 음압 상황도 감시할 수 있다. 음압환경에 따른 공기 흐름 평가도 완료했다.

-이번 개발의 가장 큰 의미는.

△중증환자를 받을 수 있는 음압병상을 비교적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 혹한기나 혹서에서도 의료진이 환자를 안정적인 조건에서 진료할 수 있다. 의료진들이 개인보호장구를 착용해서 들어가는 순간부터 벗는 순간까지 음압환경서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다. 중증환자들이 일시적으로 대기하는 공간이 아니라 완치까지 치료받는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다.

-의료진 등 반응은 어떤가.

△여러 의료진, 간호사, 행정직들이 시설을 보고 실제 중증환자 치료에 활용 가능하다고 생각할 정도로 완성도에 만족하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적용할 계획인가.

△병동이나 선별진료소에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현 모델은 실내 사용을 전제로 개발해 선별진료소 등 외부 설치와 활용도에 따른 변형도 고민하고 있다. 2인실, 4인실 등 기존 병상안에 유닛을 설치해 병원 내 음압병실을 만들 수 있다. 중환자실(ICU)에 병상 하나를 음압병상화할 수도 있다. 정부지자체, 공공의료기관 등에서 수요를 봐야 할 것 같다. 국가적으로 위기 시 당장 적용하는 부분도 고려할 수 있다.

현재 일반인을 대상으로 이동형 감염병원 표준 운영 절차를 만들어 감염병 대응 과정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이동형 음압병동을 처음 운영하는 의료진들의 현장 활용을 높이는 데 활용중이다. 실제 환자 적용을 위해선 검증이 좀 더 이뤄져야 한다. 환자 사용 시 안전성 검증부터 장기간 운영에 따른 전기, 냉난방 시설 등의 작동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현재로선 음압시설을 운영하는 의료진을 위한 교육훈련센터로 활용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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